[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뇌출혈 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이송까지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대형병원마다 응급실 수용이 어렵다며 이송을 거부했기 때문인데요.
겨우 병원을 찾았지만 골든타임을 넘긴 뒤에야 수술이 진행되면서 끝내 숨져 안타까움을 낳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입니다.
◀ 앵 커 ▶
고등학교 강당이 흰 국화로 가득합니다.
지난 10일 사망 판정을 받은 이 학교 교감인 50대 남성을 위한 추모식이 준비 중입니다.
남성이 쓰러진 건 지난 7일 오전 7시쯤.
교장 승진을 앞두고 충북 청주로 연수를 가기 위해 집에서 짐을 챙기던 도중 쓰러진 겁니다.
곧바로 무주의료원으로 옮겨져 CT 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나온 진단은 뇌출혈,
당장 대형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무주의료원 진료 관계자]
"뇌출혈이면 거의 100% (대형병원으로) 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지리적 특성상 전주와 익산의 대형병원보다는 대전권 병원이 인접한 상황.
그러나 충남대병원 등 대전권의 여러 병원이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당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상 뇌출혈 환자의 골든타임은 3시간.
결국 차로 1시간 30분 떨어진 익산 원광대병원으로 이송이 결정되기까지 골든타임이 다 소요된 겁니다.
[무주의료원 진료 관계자]
"저희가 최종적으로 원광대병원으로 가기까지 다른 병원에 의뢰를 했었는데. 그런 과정들이 좀 있었는데.."
유족 측에 따르면, 이송 후에도 검사를 진행할 전공의가 없는 등 인력 부족 탓에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후로 접어들어서야 뇌에 고인 피를 빼고 압을 줄이는 수술이 진행됐지만, 중환자실로 돌아왔을 땐 반 혼수상태인 세미코마였습니다.
결국 남성은 지난 10일 뇌사 판정을 받은 가운데 유족들은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진행했습니다.
유족 측은 신속한 이송이 필요했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의료 공백의 영향이 있지 않았겠냐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이에 전북자치도는 해당 사안이 의료 공백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를 두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한 대전권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상황을 고려해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며 지역 제한 등으로 인한 수용 거부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이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