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어제 저녁 전주 리싸이클링타운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중증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화성 가스가 지하층에 왜 쌓였는지, 발화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합동 감식에 나섰는데요.
배기가 잘 되지 않았는데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결국 예견됐던 사고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권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인 리싸이클링타운,
폭발 당시 열기에 오그라든 옷가지와 신발은 물론 응급 치료에 활용된 식염수 통들이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나뒹굴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 노동부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이 정밀 조사를 위해 폭발이 있었던 지하층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섭니다.
[최은나 과장 /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어떤 물질 때문에 사고가 났는지 확인하려고요. PSM(안전보고서) 대상 설비가 있는데 그 공정하고 연관성이 있는지 그것도 저희가 살펴봐야 할 것 같고요."
어제 오후 6시 40분쯤 이곳에서는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해 20대에서 40대 노동자 5명이 전신에 중증 화상을 입었습니다.
[허현호 기자]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제 뒤로 보이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 지하층에서 배관 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가 난 지하층은 음식물 쓰레기 폐수에서 발전 연료용 메탄 가스를 뽑아낸 뒤, 남은 찌꺼기들이 배관을 타고 모이는 곳입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 찌꺼기에서 추가로 메탄가스가 배출되고 쌓여있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기체 성분 분석과 발화 원인 파악에 나설 예정입니다.
[박병연 /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1팀장]
"감식 결과를 받아서 사고원인에 대한 규명과 또 이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장에서 일해왔던 노동자들은 수년 전부터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고 말합니다.
전북노동정책연구원의 조사 보고서에는 "급배기 설비가 있지만 기능이 거의 상실됐다"고 적혀 있고, 심지어 "악취 민원이 발생하니 셔터를 내리라고 한다"는 증언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수년 동안 개선을 요구해왔음에도 시정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태성 / 공공운수노조 리싸이클링타운분회장]
"거기 안에 들어가면 숨을 못 쉬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정비할 때도 몇 번 있었어요. 정말 숨이 막혀서 쓰러질만큼.."
지하층에서 마지막으로 메탄가스 측정이 이뤄진 건 사고 2시간 40분 전인 오후 4시쯤,
배관 교체 작업에는 스파크가 튈 수 있는 망치나 심지어 토치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알려졌지만, 야간 교대 뒤 작업이 시작된 6시 쯤에는 측정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운영사 측은 내부 보고 없이 팀장급 직원들의 자체 판단에 의해 이뤄진 작업이라며 책임을 미루는 듯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김학수 / 성우건설(운영사) 부사장]
"저희도 알지 못하는 사고기 때문에 천재지변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사업을 하다보면은 약간의 사고는 있을 수 있다라고 보고 있는데."
이번에도 충분히 경고된 참사를 막지 못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