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코드 채용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전북대 교수 채용 최종심사 결과표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어렵사리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구 능력이 탁월하고 논문이 우수하다고 이미 1~2차 심사에서 검증된 단독 후보들이, 연구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한 사실이 드러나 모순 아니냐는 말이 불가피하기 때문인데요,
면접이 기존 절차를 모두 뒤집었다, 이런 게 코드 채용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면서 채용의 공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북대 교수 채용 최종 면접에서 탈락한 후보자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평가표입니다.
1, 2차 학과평가를 통해 단독으로 추천된 후보였지만, 최종 면접관들로부터 획득한 점수는 10점 만점에 2점, 5.5점, 7점, 7점, 7점, 7.5점.
합격선인 8점 이상을 준 면접관은 단 한 명뿐입니다.
또 다른 후보자 역시 심사위원 7명 가운데 5명으로부터 8점 미만을 받아 결국 교수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심사항목은 인격, 의사소통, 연구 능력, 본교 기여 가능성 등 모두 4개로 세분화돼 있습니다.
4가지 모두 성격이 전혀 다른 평가 항목이지만, 일률적으로 0.5점을 주거나 1점을 주는 등 예외 없이 똑같은 점수로 통일해 후보자를 탈락시킨 심사위원도 여럿 눈에 띕니다.
[전북대 교수임용 지원자]
"각각의 평가 점수가 어떻게 이렇게 동일하게 점수를 줬는지 전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떨어뜨리려고 일괄적으로 점수를 1.5점이나 1점이나 (이런식으로 준 게 아닌지..)"
총점 8점 미만으로 탈락시킬 경우 반드시 기재하도록 돼있는 사유를 살펴봤습니다.
연구능력 또는 실적이 부족하다, 논문의 수준이 낮고 정당성이 미흡하다, 주 저자로서의 기여도가 의문이라는 등 상당수가 전공 분야의 전문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를 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학과의 전공 평가는 어떻게 진행된 것일까?
학과는 학위논문과 연구 실적 검증 등 전공심사를 거쳐 공개강의까지 차례로 절차를 밟아 최종 후보를 선발합니다.
심사위원으로는 학과 교수뿐 아니라 외부 인사가 3분의 1 이상 참여합니다.
교육공무원임용령은 전공을 심사할 경우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인사를 반드시 참여시키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해당 학과가 한 달여간 서류부터 전공 능력까지 검증을 통해 그것도 단독으로 후보를 추천한 건데 겨우 20여 분 동안 치러진 최종 면접이 되레 전공 능력을 문제 삼은 꼴입니다.
[전북대 교수임용 지원자]
"내부, 외부 심사위원을 통해서 논문을 상세하게 평가를 했고 그래서, 최종 면접에서 그렇게 말씀하는거에 대해서 굉장히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종 면접에서도 전공을 심사하려면 역시 교육공무원임용령에 따라 외부 인사가 참여해야 했겠지만, 오롯이 총장과 처장, 학장 등 학내 보직자들만으로 결론을 내면서 논란을 더 키웠습니다.
[노태수 /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1순위가 이유 없이 탈락이 됐다고 한다든지 그럴 경우에는 반드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또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야 된다.. 만약 이런 식이라면 처음부터 본부에서 인사를 하지, (학과까지 보내서) 논문 심사, 공개 세미나 할 이유가 없죠."
앞서 전북대는 10명의 1순위 단독 후보가 무더기로 탈락해 논란이 되자, 새로운 집행부가 생긴 만큼 코드가 맞느냐 안 맞느냐를 검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공정성 논란이 불붙은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외부 위원 없이 연구 능력을 최종 면접에서 재평가한 것은 법 위반이라며, 현직 교수가 집행부를 검찰에 고발하는 일까지 있어 파문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