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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 논란 홍보업체, 이름만 바꿔가며 예산 독식?
2024-03-07 1302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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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회에 참가하면 어린 여성을 만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선정성 논란을 일으킨 아태마스터즈 SNS 영상 홍보물을 기억하실 겁니다.


물의를 일으킨 이후로 해당 업체는 관련 계약에서 배제됐는데요,


하지만 그 이후로 진행된 세계잼버리 등 굵직한 홍보사업들을 문제의 업체와 주소지가 같은 업체들이 수의계약으로 잇따라 따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아파트 단지, 사업체 간판 하나 걸려있지 않은 평범한 가정집으로 보이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전북의 대표 행사였던 2023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SNS홍보를 맡은 회사의 주소지입니다. 


전북의 주력산업인 이차전지 특화단지 홍보를 맡은 또다른 업체의 주소 역시 같은 아파트, 동호수까지 똑같습니다. 


농생명 정책과 전북자치도 관광, 도정 인스타 등 4개 분야의 SNS 홍보업체로 선정된 각기 다른 4개 업체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박혜진 기자]

"4개 업체 주소지 모두 다름아닌 이 부동산으로 돼 있습니다. 10년 넘게 부동산으로 운영해 온 이곳에 사업등록을 한 겁니다."


그런데 아파트와 부동산 사무실 모두 또다른 업체가 주소지를 두고 있었던 공간입니다.


지난해 대회에 참가하면 어린 여성을 만날 수 있다고 홍보하는 등 선정성 논란을 일으켰던 아태마스터스대회 홍보영상을 제작한 바로 그 업체입니다.


업체명과 대표자 이름만 바꾼, 사실상 한 업체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해당업체 대표(음성변조)]

"그런 적이 없고요. 제가 지금 회의 중이어서요. 다시 전화드릴게요."


논란 이후 전북도가 해당업체를 아예 홍보 계약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페이퍼 컴퍼니 등 편법을 동원해 그 이후로도 일을 맡아왔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것, 


[김성수 의원]

"유령회사를 가지고 와서 계약을 계속해 왔다는 거죠. 계속적으로 도 일을 하기 위해서 위장 사업자에게 계약을 맡기거나 계약을 줬다라는 의심이 드는.."


현행법상 도청의 영상 광고 계약은 공개입찰이 아닌 담당 직원 재량, 


직권으로 업체를 선정한 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계약을 맡길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직원은 업체에 속았다는 입장입니다.


[전북자치도관계자(음성변조)]

"사업자등록증하고 견적서 그다음에 회사소개서 이렇게 봤거든요. 주소까지는 사실, 확인을 못했어요."


2021년부터 3년간 전북자치도로부터 해당업체가 따낸 것으로 의심되는 홍보 계약은 모두 12건,


전체 민간업체와의 계약 22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챙긴 사업비만 2억이 넘는데, 전북의 1년치 온라인홍보 예산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잼버리부터 고향사랑기부제, 이차전지특화단지 등 굵직한 대표 사업 홍보를 독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북자치도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관영 지사]

"회사들이 뭔가 분명히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자치도는 담당 직원이 사실을 알고도 관련 회사를 비호한 것인지 철저히 조사하고, 앞으로는 공개 입찰을 통해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

자료제공: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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