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국립종자원에서 발생한 볍씨 곰팡이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퇴출방침을 정한 신동진 볍씨에만 유독 피해가 집중된 데다,
시점 역시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뒤늦게 피해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난무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립종자원 보관창고에 저장돼 있던 신동진벼 300여 톤에서 발생한 일명 '곰팡이 사태',
지난주 전주MBC의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지난 두 달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문제입니다.
[국립종자원 전북지원 관계자(지난 14일, 음성변조)]
"저희도 검증절차를 거쳐야 되니까.. 혼선이 발생을 할 수 있다고 판단을 했고요."
사태는 또 다른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쌀알이 너무 많이 나온다'며 신동진 볍씨 퇴출 방침을 발표한 상황에서 신규 대체품종을 보급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게 농민단체 주장,
이에 국립종자원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황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사태의 진행경과를 살펴보면 아예 터무니 없는 수준의 의혹제기는 아닙니다.
국립종자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설명 자료입니다.
신동진 볍씨 발아검사에서 문제를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은 지난해 12월,
전북자치도에 처음으로 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논의한 건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였습니다.
당시 국립종자원은 이미 대체품종의 물량은 차고 넘칠 만큼 확보하고 있었다는 게 참석자 증언입니다.
[전북자치도 농업기술원 관계자(음성변조)]
"그만큼 못 나가면 다른 대체품들이 있냐고 물어봤을 때 참동진(신규 대체품종)이 좀 많이.. 한 500톤 정도 남아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이틀 뒤, 도내 각 시·군 농업 담당부서에 '참동진 공급'을 장려하는 공문을 뿌린 국립종자원.
신동진 볍씨 오염이 신동진 퇴출정책의 연장은 아니더라도, 곰팡이 사태를 마치 신품종 보급의 기회로 여겼다고 비춰지는 대목입니다.
'정부의 숨은 의도가 있다'며 농민들이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정충식 /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조만간) 종자들이 농가로 돌아가는 기간이, 시기가 오거든요. (문제를) 충분히 공유해서 농민들이 요구하는 양을 확보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일방적으로 다른 품종을 써라.."
여기에 정부가 신동진벼 퇴출 근거로 제시한 20여 년 전 수확량 데이터도 현행 표준 재배법을 적용하면 오류투성이란 논란도 해를 넘긴 상황,
결국 일방통행식 농업 정책기조가 신동진 볍씨 곰팡이 사태와 맞물리면서 논란을 더 증폭시키는 형국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안희정
자료제공: 이원택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