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주시가 전주천과 삼천에 홍수 예방을 위한 대대적인 토목 사업과 함께 수변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사업비만 7년간 무려 7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조성한 생태하천을 훼손하는, 모순적인 콘크리트 사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달과 원앙 등 야생생물의 서식지로, 도심 속 산책 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온 전주천과 삼천,
전주시는 홍수 예방과 인프라 조성을 목적으로 향후 7년 동안 사업비 7,085억 원을 투입해 '명품하천'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우범기 / 전주시장]
"앞으로도 시민 안전을 위한 치수에 최선을 다하며, 시민에게 이롭고 가까우며 안식처가 되는 하천을 만들어가겠습니다."
핵심은 수변 공간을 문화광장이나 체육 공간으로 조성해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
백제교 인근에는 물놀이장과 정원, 청년 문화공간 등을 조성하는 '수변 문화광장'으로,
신풍보 상류와 세내교 인근에는 각각 체육시설과 전통문화 관련 시설을 조성하는 등 모두 7곳의 수변 인프라 거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제방을 높이거나 하천 정비 등 홍수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치수 사업도 기존보다 크게 확대될 전망인데, 사업비만 5천억 원이 투입됩니다.
[허현호 기자]
"이곳 삼천에는 하천 바닥의 흙을 퍼내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전주시는 앞으로 10곳에서 15만 제곱미터 면적의 준설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버드나무 무차별 벌목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한옥마을 남천교 인근에도 전망데크와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추가적인 벌목도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우범기 / 전주시장]
"물의 흐름에 지장을 주는 수목은 계속 제거할 겁니다. 경관에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서 갈 생각이고.."
자연성 회복을 방점으로 '생태하천'을 표방해왔던 전주시 하천 관리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것,
하천 경관과 생태를 훼손하는 난개발이라는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창원 양곡천 등 타 지자체는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인공구조물을 최소화하는 등 오히려 전주천을 모델 삼아 생태 하천 복원에 나선 것이 현실,
홍수 예방을 위해 준설과 벌목에 나선다면서도 물 흐름을 가로막는 인공 구조물을 세우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겁니다.
[이정현 /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
"(생태 하천을) 시민 참여로 만들어냈고 그것들이 하나의 고유성과 자체적인 경관성을 가지면서 그게 관광 명소화된 건데, 이것 자체를 다 엎어버리고 어디에나 있는 똑같은 하천을 만들겠다는 거잖아요."
민선 8기 2년 동안 이미 많이 달라진 전주천과 삼천, 하천 관리 방향성에 대한 갑론을박 속에 대대적인 변화가 추가로 예고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