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라북도의 내년 국가예산이 천 4백억이나 줄어드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해마다 국가 재정 증가에 따라 일정 비율 증액되는 것이 관례였는데 유독 전라북도만 사실상 예산이 감액돼 논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여당이 표밭에는 예산을 얹어주면서 호남, 특히 전북을 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합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면서 전국 각 지역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줄을 잇습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대통령 부친의 고향이라는 충남.
[김태흠 / 충남지사]
"12.8% 정도가 증가된 그런 수치다. 그래서 증가 폭 면에서 역대 최대고 또 도정 사상 최초로 10조 원 대가 넘었고.."
12.2%나 증액돼 정부 예산 증가율의 네 배를 넘는 전국 최고 증가율을 보였고, 경남도 7.9%,
올해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같은 호남인 전남도 4.9%를 증액해 냈습니다.
[김영록 / 전남지사]
"정부 총지출 증가율이 2.8%에 불과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4.9% 증가를 이뤄낸 결과이기에.."
반면 전북은 마이너스 1.6%, 1,400여 억 원 감액,
전국 9개 도단위 자치단체 가운데 전북만 쏙빼고 증액이 이뤄진 겁니다.
전국 17개 시·도로 확장해 봐도 지방에서 감액된 곳은 전라북도와 광주광역시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광주는 자체 사정으로 전년도에 아예 진행하지 않은 사업 예산이 감액된 것이어서 전북과는 사정이 다릅니다.
[광주광역시 관계자]
"민원 때문에 올해 예산 1천4백억 원이 그대로 이월돼 버렸어요, 돈 한 푼도 못 쓰고. 그 두 개 SOC가 1천5백억이 올해보다 적게 반영된 거예요."
지방시대를 열어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던 정부의 연이은 발언이 무색해지는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9월 14일)]
"국민 여러분, 이제는 지방 시대입니다. 지방 시대가 곧 기회입니다. 이제는 지방 시대를 통하여 대한민국이 더욱 도약해야 합니다."
예산 감액의 가장 큰 이유는 2천 억이 넘는 새만금 SOC 예산 삭감.
정부가 긴축재정 기조 속에서도 다른 SOC 예산만큼은 전년 대비 4.6% 증액했지만, 유독 새만금에만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합니다.
[박혜진 기자]
"특히 신공항만 놓고 보더라도 전북이 3백여억 원을 겨우 확보한 반면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5천4백억 원이 넘는 통 큰 예산이 반영됐습니다."
잼버리 파행의 망령을 연상할 수밖에 없는 전라북도는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이라며 내년도 사업 추진에 난감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성호 / 전북도 정책기획관]
"이런 (SOC)사업들이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걸 봤을 때 조금 저희가 추진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10%가 넘는 타지역의 높은 예산 증가와 대비되는 전북의 1.6% 예산 삭감,
전북은 특별자치도의 첫 해를 오히려 예산 홀대라는 차별 속에서 맞이하게 됐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