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새만금산업단지에 유치된 이차전지 업체가 쏟아내는 폐수를 바다로 방류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그간 친환경 첨단산업을 앞세우고도 투자 유치 성과에 급급해 고오염 기업 입주를 허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인데요,
특히 입주심사 과정에서 페수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대책 없는 투자 유치 아니냐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굴착 공사가 한창인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된 이차전지 핵심 소재 제조공장이 들어설 부지입니다.
작년과 올해 새만금에 유치된 기업은 17개, 투자규모만 7조 8천억 원, 이르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최근 새만금위원회에서 폐수처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음성변조)]
"이차전지 기업에서 나오는 폐수들은 염분 성도가 높기 때문에 그걸 제거하면, 그런 폐수가 되면 자연방류를 해서 처리하는 게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이거든요."
고농도, 고염도의 폐수가 발생해 보통의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지 못해 외해 방류가 불가피하다는 것,
폐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들이 제 기능을 상실할 정도라는 결정적 한계가 드러난 겁니다.
우후죽순 이차전지 공장 입주가 예정됐는데도 향후 폐수량이 얼마나 늘어날 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입니다.
정부가 인근 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늘리겠다는 그럴싸한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선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지 오래입니다.
[군산시 하수처리 업무 담당자(음성변조)]
"이차전지 업종이 신규로 들어오는 업종인데요. 현재 있는 폐수처리장은 이차전지 폐수를 감안한 폐수 처리방법이 아니었고.."
이렇다보니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오염 처리 대책 없이 투자 유치에만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포함된 청정 산업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은 뒷전이고, 유해 업종 입주를 대거 허용한 것 아니냐는 것,
실제 기업 입주 심사 과정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던 문제가 뒤늦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음성변조)]
"입주심사할 때는 특정 유해물질이 나오면 안 된다거나 제한되는 업종이 있다거나 이런 게 아니어가지고.. 중요하게 검토하지 않고 그 이후에 저희 인허가 들어올 때 폐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최근엔 조 단위 투자를 결심한 복수의 기업들 폐수처리장 신설을 서둘러달라며 직접적인 불만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전라북도가 코너로 몰리는 모양새입니다.
[조수영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광활하게 펼쳐진 곳이 올들어 수조원대 투자가 결정된 새만금 5공구와 6공구입니다. 앞으로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는데, 폐수처리장을 신설할 땅은 없습니다."
이차전지 폐수를 수질기준에 맞춰 바다에 방류하는 것 외에는 당분간 대책이 없는 상황,
새만금위원회는 환경은 물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지만, 새만금에선 전례가 없던 일로 청정 이미지에 먹칠을 하지 않을까 우려가 큽니다.
결국 폐수 처리라는 뒷감당은 나 몰라라, 눈앞의 기업유치 성과에만 매몰돼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