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최근 군산에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집적되면서 이들 기업이 내뿜는 산업폐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계획이 추진돼 논란입니다.
고농도로 공동 처리가 쉽지 않아 자체 처리하도록 한 뒤에 관로를 통해 먼 바다로 내보낸다는 건데요,
그렇지 않아도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불안감이 큰 가운데 바다는 안전하냐, 새만금 오염이 가중되지 않느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두툼한 제독복을 착용한 소방대원이 연기 자욱한 공장 내부에서 방제 작업을 벌입니다.
한 달이 멀다 하고 터지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
천보BLS를 비롯한 이차전지 관련 기업에서 최근 집중적으로 터지는 사고입니다.
지난 7월 군산새만금산업단지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관련 투자가 잇달을 전망,
그만큼 사고에 대한 불안도 커지면서 새만금 위원회가 이차전지 기업 관련 환경 관리 대책을 처음 발표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 지난 6일]
"이차전지 기업의 새만금 투자 급증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사전에 대비토록 환경 기초시설을 확충하고 화학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안은 크게 두 가지,
폐수와 폐기물 공용 처리 시설의 용량을 늘린다는 것이 하나입니다.
비응항에 위치한 폐수처리장 부근에 관로를 추가해 이차전지 제조 과정 중 발생하는 폐수를 공용으로 처리하겠다는 것,
하루에 5만 톤가량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가 진행 중인데, 현재 입주한 기업 17곳 중 절반 가까이가 이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차전지 소재 제조 기업 관계자]
"많은 양을 한꺼번에 처리를 할 수 있고, 인건비나 처리 시설비나 이런 것들 합리화할 수 있잖아요. 여러군데에서 한꺼번에 받아서 처리할 수 있으면."
하지만 고농도의 폐수와 폐기물이 나오는 업체의 처리 방법이 문제입니다.
공용 처리장에서 처리 불가능할 정도로 염도가 높아 자체 처리로 방류 기준을 맞춘 뒤 외해, 즉 먼바다에 폐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양극재나 전해질 등 이차전지 소재를 만들 때 발생하는 폐수는 미생물이 살 수 없어 처리가 쉽지 않은 고염도입니다.
환경부와 새만금개발청은 그러나 외해 관로를 설치할 장소와 관로의 크기, 개수 등 구체적 내용은 설계 중이라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습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음성변조)]
"이제부터 설계를 할 건데요. 구체적인 수치나 규모들은 그때 정해질 예정입니다. 처리수 샘플에 대한 부분은 자료를 받거나 하질 못했어요. 다만 배출허용 기준 등은 환경부에서 챙길 것으로."
결국 군산항 부근이나 새만금 부근이 방류 장소가 될 수밖에 없을 전망,
바다와 새만금의 오염을 가중하고 수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됩니다.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된다는 연안 방류,
결국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연내 10조 투자 달성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사로 잡혀 산업 폐수와 폐기물 대책에 손놓다 급조한 대책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