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국립대 연구기관이 정부가 지급한 연구비로 한우식당에서 수시로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나, 국정감사에서 논란입니다.
1년 동안 백차례 넘게 특정 한우식당을 이용해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인데요.
정작 정부 예산 127억을 쓰고도 해당 연구는 중도에 흐지부지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기 1인분에 4만 원이 넘는 전북 군산의 한 한우고기 식당
국립대 연구기관이 2020년 3월 부터 1년 2개월 동안 100차례 넘게 회식비를 결제한 곳입니다.
1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한우로 회식한 셈, 이곳에서만 이렇게 지출된 천 4백여만 원은 모두 연구비였습니다.
[한우고기 식당 관계자]
"(000 교수는)모둠하고 등심을 조금 많이 드시는 편이죠. 이쪽 좌측에 안쪽에 세 번째 방. ("그쪽에 자주 앉으시는 거예요?")네, 네."
같은 날, 연구 교수 이름만 바꿔 별도의 증빙이 필요없는 10만 원 이내 쪼개기 결제를 한 정황도 수차례 포착됩니다.
고급 식당에서 수시로 연구비를 쓰던 해당 기관은 결국 동일 거래처와 49회 이상 거래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 연구비 지원이 중단됩니다.
[이인선 의원 / 지난 13일 산자위 국정감사]
"한우를 사 먹는데 101회를 해서 1천4백50만 원이 나가고, 개인사업자 거래 횟수가 465회가 되면서 (회계 시스템) 경보가 울린 거예요."
이 식당뿐 아니라 다른 한우집, 횟집 등 개인사업자와의 거래 내역이 무려 465회, 1억 7천만 원에 달했던 겁니다.
그제서야 예산을 교부한 에너지기술평가원은 부랴부랴 특별평가를 나서, 무슨 일인지 아예 사업을 중단시킵니다.
회식비는 펑펑 쓰면서도 정작 사업의 핵심 부품은 구하지 못하게 된 사실까지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에너지기술평가원 관계자]
"해상풍력 터빈을 확보하지 못해서 특별평가라는 걸 해서 (사업을) 중단하게 됐는데.."
해상풍력을 연구한다며 지급받은 국비 272억 가운데 127억은 이미 써버린 뒤였습니다.
[박혜진 기자]
"이처럼 연구비 지출로 문제가 된 곳은 다름아닌 국립 군산대학교 소속 해상풍력연구원입니다."
본 사업은 좌초해 가는데 연구비로 고급회식만 일삼은 꼴.
[군산대학교 관계자]
"교수님들이 대개 밥을 먹어도 단골집들 많이 가고 하는 건 얼마든지 있어요, 횟수가 조금 과다하긴 하네.."
당시 연구책임자였던 이장호 교수는 현재는 군산대 총장이 됐지만, 학내에서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인선 의원 / 지난 13일 산자위 국정감사]
"(이장호) 연구책임자는 갑자기 총장이 됐어요. 승승장구하면서 아무 책임도 안 집니다. 연구과제에 참여했던 구성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작 사업은 실패해 가는데 코로나 기간에도 수백 차례 회식을 일삼는 등, 정부 연구비의 허술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안희정
자료제공: 국민의힘/이인선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