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두 달 전 파국으로 막을 내린 새만금 세계잼버리 부지에서는 지금 수십억을 들인 철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농지기금이 투입된 탓에 야영장으로 남길 수 없고, 농경지로의 원상복구가 불가피하기 때문인데요,
전주MBC가 기재부에 제출된 행사계획서를 살펴보니 애초부터 철거할 수밖에 없는 시설물들을 대회 후에도 사용하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잼버리 파행으로 참가자들이 야영장을 떠난 지 두 달째.
현장은 청소와 철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공사 관계자]
"여기 다 원래 설치가 돼 있었거든요. 이제 다 잘라내고.."
잼버리 기간 내내 논란이 됐던 화장실과 샤워장, 전신주는 이미 철거됐고 상하수도 시설과 저류지 등이 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애초 농경지인 야영장 사용 기한이 올해 말까지로 원상복구해 반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혜진 기자]
"하지만 예산 지원을 받을 때만해도 전체 철거는 기존 계획에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대회 이후에도 시설물 대부분을 남겨놓고 사용하기로 했던 겁니다."
전주MBC가 확보한 여성가족부의 잼버리 행사 계획서입니다.
2015년 기재부에 제출한 서류입니다.
대회 이후에도 상설 청소년 가족 야영장과 휴양지로 활용하겠다며,
"샤워장과 화장실, 급수대, 주차장, 상하수도는 물론, 전기와 통신시설까지 영구시설로 남기겠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당시 요청한 예산은 491억."
이로부터 5년 후, 기존 예산의 두 배가 넘는 천190억을 요구하며 여가부와 전라북도가 다시 변경 계획서를 제출합니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 잼버리 등 국제행사를 유치한다며 상하수도 등을 남겨 활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모두 무산됐습니다."
[전라북도 관계자]
"그때 당시에는 그게 바로 원상복구까지 해야 될 상황인지까지는 예측을 못하고 (잔존 시설 계획)수립을 했는데, 농식품부에서 부동의 됐고.."
애초 원상복구할 수밖에 없던 부지에 영구 시설을 남길 계획이었던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전북도도 글로벌리더센터 부지 있지 않습니까? 거길 저희한테 매각해 갔거든요. (야영장을) 영구시설로 활용하려면 양도를 해 가야 되는 거겠죠."
결국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한 시설물 철거에 드는 비용은 30억.
[양경숙 의원]
정부하고 담당 행정 부처하고 충분히 의논했어야죠. 그걸 이제 와서 예상치 못했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행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죠."
국제행사에 대비한 예산 확보 노력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사실까지 도외시되면서 예산낭비 책임 공방만 남게 됐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양경숙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