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행정안전부가 태풍 등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대원들을 국내 교육시설로 긴급 대피시키면서 사용된 비용 대부분을 교육부에 떠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교육부는 잼버리와 아무런 관련 없는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사업' 예산을 부랴부랴 끌어다 메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직위와 정부 등의 운영 미숙과 준비 부족으로 파행을 빚은 대회로 인해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교육 예산이 사라져버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행안부, "지자체 예비비로 전액 보전하겠다"→"교육부가 하겠다" 말 바꿔
6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최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폭염과 태풍으로 각국 대원들이 비상 대피하면서 전국 53개 대학이 기숙사 등을 임시숙소로 제공했습니다.
이들 대학은 당시 대원들 식비와 간식비, 생필품비뿐 아니라 청소비, 인건비(통역비), 관리비 등으로 약 50억 원을 사용했습니다.
해당 비용에 대해 행안부는 8월 9일과 12일 지방자치단체 등에 공문을 보내 지자체 예비비로 이를 보전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한달여 뒤인 9월 7일까지 전액을 보전받은 학교는 9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50억 원 중 15억 원만 지자체 예비비를 통해 학교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행안부는 당초 입장을 바꿔 정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약 35억 원은 "교육부가 직접 대학에 보전할 것"이라며 지자체에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교육부에 난데없이 뒷수습 비용 전가.. 직업계고 지원사업 예산 끌어다 써
결국 교육부는 행안부를 대신해 갑작스럽게 잼버리 뒷수습 비용인 35억 원을 떠안았습니다.
행안부의 계획 변경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학교들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에서야 겨우 정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교육부가 잼버리와 무관한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 예산을 끌어썼다는 점입니다.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은 직업계고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유일한 예산이라는 서동용 의원의 설명입니다.
이 예산에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돕기 위한 현장실습 지원금과 취업연계 장려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교육 예산을 전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권과 교육계에서는 잼버리 비상 대피처럼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수요는 예비비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했다는 의견입니다.
서동용 의원은 "잼버리 조직위와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따른 뒷수습을 아이들의 교육 예산으로 하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