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새만금 세계잼버리를 위해 조성한 700억 대 시설물이 흉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애초 잼버리가 끝나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체험관과 수상활동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었는데요,
야심찬 계획과 달리 시설물만 덩그러니 남았고, 운영이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초 잼버리 기간 스카우트들이 패들보드 등 수상활동을 즐겼던 부안 직소천.
잼버리 예산과 군비 등 36억 원을 들여 수상 레저시설을 만들었고 대회 기간 2천5백여 명이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까지 일부 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회 이후에도 수상활동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활동장 일부가 국립공원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부안군은 애초 철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안군 관계자 / 음성변조]
"거기가 잼버리 지역하고 가깝고 물도 거기가 제일 깨끗하거든요, 수상 물놀이장 하기에.."
앞으로 계획을 묻자 뒤늦게 해당 지역을 국립공원에서 제외하도록 환경부에 건의해 보겠다는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야영장 인근에 지어진 메타버스 체험관은 어떨까?
3층짜리 건물로, 역시 잼버리를 위해 국비와 도비 213억 원을 들여 지난 6월 말 개관했고 전시해설사 등 상주 인력만 19명이나 됩니다.
[박혜진 기자]
"이렇게 VR스포츠와 VR놀이기구 등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체험관인데요.
하지만 지리적 특성상 접근성이 떨어져 이처럼 방문객 한 명 없이 텅 비어있습니다."
무려 450억 원을 들여 대회 기간에 잼버리 병원 등으로 활용됐던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입구는 여전히 차량이 다니기도 어려울 정도로 물웅덩이가 곳곳에 패어있을 정도,
대회 기간에 임시 개관했을 뿐 공사가 마무리되려면 앞으로 6개월이나 더 남았기 때문입니다.
애초 직소천과 연계해 청소년 수련원 등으로 사용하려 했던 계획은 사라지고, 용도는 불분명해졌습니다.
[박현규 / 전북도 교육협력추진단장]
"운영 방법이라든지 프로그램이라든지 이것을 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해선 검토 중에 있고 향후에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이미 4년 전부터 예견된 일입니다.
[이병도 의원 / 2019년 9월 전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렇게 행사성 건물을 지어놓고 적자운영하는 건물이 많습니다. 이게 시급한 사업입니까?"
행사를 유치한 김에 시설이라도 남기고 보자는 심산에 수백억짜리 흉물만이 남겨질 판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