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주 리싸이클링 타운 운영사가 타 지역의 고농도 음식물 쓰레기 폐수를 들여와 수익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전주시로부터 허가를 받기 1년 전부터 이미 수만 톤의 음폐수를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무상'으로 처리해 줬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업체 간의 계약 내역에는 버젓이 처리 비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 리싸이클링 타운이 타 지역의 음폐수를 반입해 수익 사업을 하도록 전주시가 허가를 내준 때는 지난 2019년 8월,
하지만 실제 음폐수가 본격적으로 반입되기 시작한 건 그보다 무려 1년 앞선 2018년 9월부터였습니다.
시 허가가 나기 전까지 이처럼 무단으로 반입된 오염수 양은 무려 3만 5천 톤 가량으로 추산됩니다.
운영사는 처리 설비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무상'으로 외부 음폐수를 받아와 처리했다는 입장입니다.
[운영사 관계자]
"유기물이 하나도 없으면 다 죽습니다. 미생물이. 그다음에 다시 살리는 데 6개월이 걸립니다. 그러면 음식물 처리가 (설비를) 보완하고도 안되니까, (음폐수를) 필수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주시는 운용사가 시 소유 설비를 이용해 별도 사업을 하는 대가로 수익을 정산하는 조건의 허가를 해줬지만 허가 이전에 진행된 사업이 제대로 정산됐을 리는 만무한 상황,
운영사 측은 당연히 해당 기간 음식물 폐수 처리 수익은 0원이라고 집계했습니다.
과연 수만 톤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음폐수를, 외부 업체에게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무상으로 처리해 준 것일까.
취재진이 입수한 운영사 측과 타 시도 음폐수 반입 업체 사이의 계약 내역입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7건의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는데, 톤당 5만 5천 원에서 6만 원의 비용을 받고 처리해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받기로 한 물량만 1만 9천 톤 수준, 계약대로 음폐수 처리가 이루어졌다면 11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승우 전주시의원]
"무료로 반입할 건데 왜 업체끼리 굳이 0원이 아닌, 무료가 아닌, 유료로 반입 계약서를 작성할 이유가 있을까요? (아니 그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확인을 해서..)"
반입된 외부 음폐수가 제대로 처리됐는지도 의문입니다.
하수처리장으로 가기 전 리싸이클링타운에서 나온 처리수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과 부유물질 농도를 매주 측정한 결과입니다.
2017년에는 3, 4주에 불과했던 기준치 초과 횟수가 유독 음폐수가 본격적으로 반입된 2019년에 각각 31주, 38주로 급증합니다.
[한승우 전주시의원]
"반입 이유가 '소화조 내 유기물 부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아까 답변해 주셨습니다. 적정 수준으로 유지했으면 (설비가 잘 작동해) 음폐수를 더 깨끗하고 맑게 처리해서 배출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전주시가 지급하는 운영비와는 별도로 막대한 매출을 내면서도 '경미한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음폐수 반입 사업,
시 소유 설비에 큰 부담을 주면서도, 결국 제대로 허가도 받지 않고 이 같은 사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겁니다.
업체와 관련 공무원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나 경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우범기 시장은 일단 자체 감사를 진행해보겠다는 입장,
'셀프 감사'를 통해 의혹이 제대로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