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음식물 쓰레기와 폐기물을 처리하는 전주 종합리싸이클링 타운 노동자들이 악취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작업환경측정 결과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요,
일반적인 환경 기준과의 격차 때문에 제대로 된 지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시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가 모두 모이는 전주 종합리싸이클링 타운.
바닥에 쏟아부은 음식물 쓰레기 더미 옆에서 작업자가 고르기 작업에 한창입니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 건 코를 찌르는 악취입니다.
[최미경 / 전주종합리싸이클링타운 노동자]
"빙초산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것도 터지고 음식물 쓰레기가 썩어서 고자리(애벌레) 같은 것도 기어 나오고.."
작업장 내부에 환기 시스템조차 갖춰지지 않아 악취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열악한 환경입니다.
[이주연 기자]
"이곳 작업장 내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옷과 몸에 밴 냄새가 의식돼 사회생활을 꺼리게 되고, 결국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실시하는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보면 유해요인 기준에 미치지 못해 '문제없다'고 나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작업장 노출 기준과 악취방지법에 나온 환경 기준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민 / 직업환경의학전문의]
"환경 기준하고 산업안전기준 차이가 너무 크면 환경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 노동자들이 문도 못 열고 일을 하게 된다든지 환기나 배기를 충분하게 하지 못해서 오히려 노동자들의 위험이 더 높아지는.."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 측정된 악취를 유발하는 유해요인들은 작업장 노출 기준을 초과하진 않지만, 사업장 악취 등 환경 기준을 초과하거나 환경 기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업장 내부 환경 개선보다는 악취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에만 급급하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태성 / 공공운수노조 리싸이클링타운분회 분회장]
"문을 열어놓고 환기를 시키고 싶지만 회사에서는 주변에 민원이 발생한다고 문을 내려놓으래요. 안에 있는 사람은 정말로 힘들죠. 숨쉬기도 힘들 정도인데.."
리싸이클링타운측은 노동환경의 열악한 실태가 지적된 뒤에야 전주시와 협의해 악취 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전형주 / 리싸이클링타운 운영사(에코비트워터)]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노동자들과 협의해서 그렇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엇박자를 내고 있는 작업장 노출기준과 환경 기준, 작업 현실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