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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민원'만 빠르게 처리?..정당한 행정 위축 우려
2023-07-03 248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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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들의 투자가 반갑기는 한데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전라북도가 기업 민원을 빠르기 처리하지 않는 공무원을 문책하는 이례적인 감사를 진행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전라북도'를 슬로건으로 내건 도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자칫 공무원 본연의 감시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도에 조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관영 / 전북도지사(지난해 12월)]

"한 번씩 현장에 찾아가서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인내를 가지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


김관영 도지사의 친기업 방침을 반영한 듯 전라북도 감사관실은 올 들어 도내 자치단체들의 기업활동 지원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했습니다. 


각종 불편·불만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은 사례를 100건 넘게 적발해 공무원들에게 책임까지 묻기로 했습니다. 


기업지원 분야만 특정한 원포인트 감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진철 / 전라북도 감사관]

"(이번 감사로) '기업하기 좋은 전라북도'를 위한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적 사항 대부분은 기업들의 민원을 뒤늦게 처리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지자체가 일주일 가량인 법정처리시한을 지키지 않았고, 무려 95일을 넘긴 곳도 있다는 겁니다.


담당 공무원의 실수와 업무 과중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산업단지 입주 과정에서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해 비효율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창업 기업들한테만큼은 물리지 말아야 할 세금까지 부당하게 부과한 지자체들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진철 / 전라북도 감사관]

"6개 시.군은 창업 중소기업이 감면 받아야 되는 취득세 등 3500만 원 납부하게 함으로써.."


전라북도가 감사를 통해 기업들의 민원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 셈인데,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경제발전을 이유로 공직사회에 친기업 마인드를 강요해 적극적인 행정을 가로막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전라북도 관계자]

"다른 민원도 우선적으로 해야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전라북도의 경제 발전이나 그런 걸 위해서.."


실제 전라북도는 이번 감사에서 도내 모 지자체가 공장건축을 불허한 결정을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주민 민원을 들어주는 바람에 기업인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반대로 기업 민원에 대해선 발빠른 해결을 주문하는 극심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일선 시군에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 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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