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기강을 잡겠다며 출근길 음주단속을 예정하고 직원들에게 단속 정보를 미리 공지해 논란입니다.
음주 교통경찰관 파문에 일제 점검을 예정한 뒤 단속에 걸리지 말라고 친절하게 귀띔해준 건데요,
결국 단속에 걸린 직원은 한 명도 없어 짜고 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 내부망에 뜬 공지사항.
내일 아침 정문에서 음주 단속을 진행하니 단속에 걸리지 말라는 당부가 적혀 있습니다.
도경을 포함한 전 경찰서에서 실시한다며 전 직원분들이 알 수 있도록 전파를 부탁한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되어 있습니다.
출근길 숙취 점검이 실시된 건, 오전 7시 50분부터였습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
"(오늘 아침에 혹시 여기서 음주단속 있었는가 해가지고.) 네 있었어요. 여기 안에서 음주단속 직원들 대상으로 한 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미리 안내된 덕분인지 단속에 걸린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없던 출근길 음주단속은 전북경찰청 직원의 음주운전 사고 때문입니다.
지난 15일 밤 10시쯤, 그것도 음주단속 업무를 맡는 교통안전계 소속 직원이 정차해 있던 차를 들이받는 음주사고를 낸 것,
하지만 미리 단속이 공지되면서 비난만 더 부채질한 꼴이 됐습니다.
[이주연 기자]
"경찰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음주단속이 아닌 내부 직원 기강 점검 차원의 캠페인이었다고 해명합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
"우리 직원들 며칠 전에 음주 사고가 나서 자정합시다 하면서 캠페인성으로 한 거예요. 전날 술 드신 분들은 차를 좀 놓고 오고 그런 차원에서 자정 분위기로 한 거지.."
경찰은 메시지는 일괄 발송이 아닌 각 부서별 발송이라는 궁색한 변명,
최근 음주 운전에 각종 비위 사건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 요식행위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