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비 272억의 해상풍력 연구는 무산되고, 중복 계약으로 군산대가 소송에 휘말렸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장호 총장은, 자신은 문제가 된 계약의 참관인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을 고수해왔는데요.

1심 재판부가 계약 당사자를 이 총장으로 보고, 학교가 4억 원을 갚아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재작년 6월 정부로부터 중단 조치된 군산대의 272억 규모 해상풍력 대형터빈 실증센터 사업.

학교가 조달청을 통해 정식 계약한 업체가 있었지만, 당시 이장호 연구책임자가 별도로 A업체와 같은 내용의 수중구조물 설치 계약을 맺어 논란이 불거졌던 사업입니다. 

사업 중단 직전, A업체가 이 총장의 지시로 거제에서 군산으로 기중기선을 끌고 왔다가 회항해 현재 채무만 남은 상황.

군산대는 어차피 정식 계약 업체가 하도급을 줘 일을 했어야 했다며 업체간에 해결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근 학교가 4억여 원을 갚아야 한다며 A업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해상풍력연구원장이던 현 이장호 총장을 계약의 당사자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주MBC가 입수한 계약서에도 이장호 총장이 갑으로서 날인해 계약 당사자가 이 총장임이 명확합니다. 

이 총장은 그동안 코로나19로 도급 업체 대표가 오지 못해 '참관인 자격'으로 계약서에 날인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장호 / 군산대 총장(지난 3월12일)]

"배를 부를 때 도장을 찍어야 온다고 하니까 당시 이 양반이 (정식업체 대표) 병원에 있었단 말이에요. (계약이 없었네요?) 그렇지."

하지만 도급이라던 업체는 괄호 안에 이름만 덩그러니 적혀 있을 뿐 도장도 서명도 없습니다.

[도급업체 관계자]

"느닷없이 업체를 섭외하면서 금액은 4억 6천(만 원)에 도장 찍어서 빨리 이 배를 출발시키라고 하는데 누가 그거를 하겠냐는 거죠."

국립대 총장이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학교 측에 손실을 야기한 상황, 

MBC보도로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이 총장은 교수들에게 내부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수들은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MBC NEWS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