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라북도 유일한 하늘길인 군산공항이 오는 주말부터 운영이 전면 중단됩니다.
활주로를 관리하는 주한미군이 정비공사를 이유로 5개월 동안 폐쇄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불편도 불편이지만, 미군의 통보 하나에 우리 정부나 전라북도는 속수무책입니다.
보도에 조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해 코로나19로 억눌린 관광수요가 터져 나오며 제주를 오가는 40만 명 이상이 이용한 군산공항.
그런데 당장 이번 주말인 4월 1일부터 항공편이 전면 중단됩니다.
주한미군 측이 활주로 공사를 이유로 8월 31일까지 5개월 동안이나 문을 닫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제주를 오가는 도내 여행객들은 광주나 청주 등 다른 지역 공항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홍광식 / 전북관광협회 전무이사]
"사실 업계들이 굉장히 당황을 많이 했죠. (공항 이동에 따른) 경비가 문제가 되니까. 다른 방법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나 우리 정부는 군산공항 이용에 어떤 결정권도 행사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미군의 전투기 전용 활주로를 우리 정부가 매달 이용료를 주고 민간항공기를 이착륙시키는 더부살이 하는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4년 전 활주로 지반이 내려앉으며 결항사태가 빚어지는 등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고,
최근 북한이 시험발사 한 미사일이 군산기지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미군이 안보위협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추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5개월이 걸리는 이번 공사는 과거에 비해 길어도 너무 길다는 지적.
전라북도는 공사기간 단축을 요구했지만, 대대적인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미군 측의 답변을 듣고 돌아서야 했다는 설명입니다.
[최정일 / 전라북도 도로공항철도과장]
"저희가 미 공군과 간담회도 했거든요. 간담회에서 '안전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공사 기간) 단축하기 어렵다'.."
지난 해 제주항공이 군산공항에서 철수한데 이어 이번에는 유일한 하늘길을 수개월 간 끊기게 된 전라북도.
다만 항공기 동체에 쌓인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는 시설이 군산공항에 새로 설치될 예정이라, 올 겨울 눈으로 인한 결항사태가 줄 거라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