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라북도의 산하기관 인사청문회가 자격 시비로 또다시 파행했습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신임 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공모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에 3차례나 정회되는 소동을 빚은 건데요,
산하기관의 명확하지 못한 운영 실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노출됐습니다.
정태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재협약을 통해 청문 대상기관에 새로 포함되면서 처음 열린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인사청문회.
공고문에는 원장의 자격 요건으로 6가지가 나열돼 있는데, 자동차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나 완성차 업계 임원, 그리고 공무원으로서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자로 추천된 이항구 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박사학위 역시 경영학 분야에서 취득하는 등 해당 요건과는 거리감을 보였습니다.
[박정희 도의원]
"요건에 하나도 부합하지 않는데, 여기 요건에 부합한다고 지금 오신 거예요."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후보자(우)]
"제 논문은 자동차 관련된 논문으로 제 스스로가 평가해서 응모를 하게 된 것입니다."
[박정희 도의원(좌)]
"스스로가 평가를 해서?"
관련 분야 연구 경력은 있다지만, 과연 이 이력이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는 별개의 문제.
[김대중 도의원]
"감사원이라던가 행안부에 제가 어제 질의를 해봤습니다.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재료공학, IT융합, 이런 게 자동차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라고..."
결국 후보자가 자동차융합기술원장 공모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 어떻게 심사를 통과해 원장으로 추천될 수 있는지 논란이 이어지면서 청문회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속개된 회의에는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종훈 경제부지사가 출석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김종훈 경제부지사 (자동차융합기술원 이사장)]
"의견을 물어보니까 원장의 직무 범위가 단순한 기계분야뿐만 아니고 미래비전, 정책 마련 등을 고려해서 경영학 박사도 해당된다는 의견을 실무진에서..."
결국 세 차례의 정회 끝에 간신히 인사청문회는 재개됐지만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산하기관의 임용 방식에 큰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특히 자격요건 가운데 '임명권자가 인정하는 사람'이라는 기타 조항이 너무 추상적이고 자의적 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미 바이오융합진흥원장과 창조경제혁신센터장 역시 비슷한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전체 산하기관 정관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NEWS.정태후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