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리가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고통은 커졌지만, 은행의 고통 분담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금융 취약계층이 체감할 만한 지원 대책이 거의 없어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가계와 기업은 모두 불황인데 은행만 호황인 상황, 과연 정상인지 따져볼 대목입니다.
고차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순식간에 고금리로 바뀌면서 서민과 기업의 금융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정부와 국민 시선이 싸늘하게 변하자 은행들은 눈치를 보기 시작했고 뒤늦게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지방은행에서는 부산은행이 이달 초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인하했고, 대구은행은 취약차주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한편 햇살론 금리도 인하했습니다.
시중은행 가운데에서도 새희망홀씨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 금리와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곳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인식을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그만큼 효과도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전북은행은 이런 조치마저도 소극적이었습니다.
주택관련 대출 상품 금리 인하는 없었고, 지난해 하반기에 연체한 대출금의 이자 일부를 감면했을 뿐입니다.
다른 은행처럼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상품을 판매하지만, 해당 상품의 대출 금리를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불황에 서민들은 허덕이고 있지만, 5대 시중 은행이 지난해 지급한 성과급은 1조 4천억 원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지급할 올해 성과급 역시 역대급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특히 전북은행은 지난해 결산 결과 2021년 대비 13%가 증가한 2천억 원대의 순익을 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습니다.
[황운하 / 국회의원(민주당/국회 정무위원회)]
"지금 사상 초유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이런 상황에서 상생할 생각을 하지 않고 성과급으로 돈 잔치를 벌인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납득을 하겠습니까? 서민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서민금융 출연금 확대라든지.."
은행연합회 예대 금리차 비교 공시를 보면 전북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큰 금리 차이로 수익을 내는 곳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이 불황임에도 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호황을 누리는 것인지,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따져볼 상황이 됐습니다.
MBC 뉴스 고차원입니다.
영상취재: 권회승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