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앞서 보신 것처럼 40여 년 만의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김제의 농민들은 애써 키운 벼를 아예 갈아엎으며 시위에 나섰는데요.
시위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지, 정부의 농업 정책은 무엇이 문제인지,
허현호 기자가 농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Q. 애써 키운 벼, 수확 앞두고 갈아엎는 이유는?
[조경희 /김제농민회 회장]
"지난해부터 쌀값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농민들은 쌀값이 떨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달라고 계속 이야기를 했거든요."
"벼를 갈아엎는 것이 가장 강도 높은 투쟁이 될 수도 있고, 가장 또 마음 아픈 투쟁이기도 합니다. 논을 갈아엎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식같이 농사지은 건데, 이것을 수확을 해야 되는데 수확을 하지 않고 논을 갈아엎는 이런 투쟁은, 사실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Q. 쌀값이 얼마나 떨어진 건지?
[조경희 /김제농민회 회장]
"정확하게 따지면 22.7%, 약 23%가 하락이 된 거예요. 이렇게 1년 사이에 쌀값이 만 원 이상 하락한 예가 없어요. 45년 전에 있었다고 하는데, 양곡 관리의 실패라는 거죠. 생겨서는 안되는 일이 생긴 거죠. 농민들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일이고...."
Q. 반면 다른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조경희 /김제농민회 회장]
"농약값도 30% 이상, 인건비도 30% 이상 다 올랐습니다. 농업에 들어가는 모든 필수 자재들이 다 오른 셈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농산물 값은 떨어져요. 이게 성립이 되느냐고요. 공장에서는 원자잿값이 오르면 생산한 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습니까. 농민들은 그럴 권리조차 없어요."
Q. 정부 대책인 '시장격리제', 무엇이 문제인지?
[조경희 /김제농민회 회장]
"남아도는 쌀을 정부가 모두 매입해서 시장에서 나오는 물건을 줄여서 가격이 안정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 발표가 27만 톤이 초과 생산됐다고 했어요. 그러면 시장격리제 발동 요건이 된 거잖아요. 그런데 안 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고 하다가 올해 2월에 처음으로 시장격리하겠다고 한 거예요."
"시기도 적절하지 않지만, 방식에 있어서도 '최저 가격 입찰' 방식이라고 해서, 낮은 가격을 써서 낸 농민들 것을 먼저 매입해 주는 제도인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농민들은 각자 살기 위해서 억울하지만 더 낮은 가격을 써내는 거죠.
Q.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 대책은 없는지?
[조경희 /김제농민회 회장]
"정부에서는 아직 아무런 조치가 없습니다. 지금 말로는 4차 시장격리하겠다고 하는데, 방식이 똑같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Q. 농업 정책 무엇이 문제인지?
[조경희 /김제농민회 회장]
"정부가 정책을 장기적으로 갖고 가야 되는데, 쌀값이 떨어졌다 하면 뭐 이것저것 한다고 하고, 또 올라갔다 하면 떨어뜨리기 위해서 이것저것하고 그런다 하는데, 어떤 정책을 시행했다가 한 1년 했는데 효과가 있어, 그러면 안 해버립니다."
"농민들이 하는 얘기가 농민은 국민 아니냐, 이런 얘기 하는 겁니다. 만날 국민, 국민하면서 농민은 열외 시키고... 농민 희생을 바탕으로 국민들 물가 안정시킨다고 하면, 그럼 농민은 뭐가 되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