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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그루 정원도시'라면서 "명품 가로수 뽑아"
2022-05-10 604
유룡기자
  yuryong@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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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천만 그루 정원도시'를 표방한 전주시가 '걷고 싶은 도로'를 만든다며 가로수를 뽑아내고 인도에 주차장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차단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나무 한 그루 더 심는 것이 중요하다던, 기존 정책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유룡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시 우아동 첫마중길 근처 이면 도로, 


굵직굵직한 플라타너스 나무가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명품 가로수길로 꼽힙니다. 


그런데 나무 40여 그루 가운데 30여 그루를 없애는 공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승철 /전주시 도시공간혁신과장] 

"주차면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그 주차면에 식재되어 있어서 주차면을 조성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거나,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뽑아서..."



인도에 개구리 주차된 차량 때문에 보행이 불편하다며 포켓형 주차장으로 만들기 위해 아예 가로수를 뽑아내겠다는 것입니다. 


400미터 구간에 소요되는 비용만 무려 20억 원, 주민들은 그러나 지금의 개구리 주차와 뭐가 다르냐며 의아해합니다. 



[지역 상인] 

"그거나 '개구리주차'나 똑같은 것 아닌가요. 어차피 주차하는 것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제 생각은... 아쉽기는 하죠. 나무가 있는 것이 낫기는 하죠." 



보행 문제 개선이 목적이라면 한시적으로 허용한 개구리 주차를 금지하고 주차 질서를 유도하면 될 텐데 굳이 돈을 들여 나무를 베어내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경찰청 관계자] 

"'개구리주차'는 한시적으로 했는데 저희들도 반대이고요. 인도를 없애가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인도하고 보행자하고 차는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원칙상 맞죠."



실제 얼마 전 나무를 뽑고 보행친화 사업을 추진한 주변의 인도 역시 주차선을 지키지 않아 무질서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포켓형 주차장을 만들면서 4미터도 안 되는 인도 폭은 2미터 이내로 줄어 보행 여건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지역 주민] 

"(주차선을 안 지키네요?) 그러죠. 그래서 사람 다니기가 좀 안 좋죠. 아들네 집 가면서 이렇게 차 뒤로 이러고 다니지 않아요. 차를 그냥 엉망으로 받혀 놓으니까."



보행친화 도로를 빙자한 보도블록 교체사업 아니냐, 20억 예산 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MBC NEWS 유룡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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