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대 대통령 선거, 이제 열 흘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각 후보들이 내놓은 지역 관련 공약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을텐데요.
우선, 대선 후보들이 다들 동의하는 것 "전북이 그동안 국가 발전에서 소외됐고 낙후됐다"는 점입니다.
이건 실제 인구 수의 변화만 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부터 지난 2019년까지의 인구 변화를 살펴보면요.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두 배 반 정도 늘어날 때, 서울, 일곱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경남과 제주는 두 배 이상 늘었고요. 이웃인 광주,전남도 증가폭이 크진 않지만 늘긴 늘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든 곳, 바로 전북입니다.
후보들도 이런 소외감을 파고들면서 표심에 호소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호남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었고 또 호남 중에서도 전북은 소외감을 가지는 3중 차별 의식을 갖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경제성장률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 실제로 전북이 저발전 상태인 게 맞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수십 년 동안 뭐 많이 달라진 게 있습니까? 전북 발전했습니까? (민주당) 이제 믿을 수 있습니까?"
중요한 건, '낙후됐다, 소외됐다'고 단순히 말하는 걸 넘어서, 구체적인 대안을 후보들이 갖고 있느냐일 겁니다.
일단 유력 후보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 바로 '광역 경제권' 구상입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지방의 생존 전략으로 가장 먼저 '메가시티'를 치고나온 부울경, 그리고 세종시가 있는 충청 등에 비해서 전북은 또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여기에 대한 대안을 들고 나온 것이죠.
먼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새만금-전북 특별자치도'를 언급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새만금-전북 특별자치도로 자율권, 자치권을 확대하고 재정적인 능력을 확대해서 확실하게 경제 발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주,완주부터 새만금 주변 도시들을 묶어서 하나의 경제권을 만들고, 광역 교통망도 짜겠다는 구상입니다. 핵심 산업으로 친환경 수소인 '그린수소 산업'을 꼽았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새만금 메가시티'를 말하고 있습니다.
군산과 김제, 부안을 '새만금 메가시티'로 통합하고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해 규제를 풀겠다고 했고요. 대통령 직속 위원회, 그리고 특별회계까지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제는 새만금을 완결지을 때가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들, 지역 기업만 들어가면 뭐 하겠습니까. 해외에서 유명한 대기업들이 여기에 사무실도 내고, 또 제조 시설도 만들고..."
다만 선거 국면에서 진행되는 이 논의 자체가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새만금 이라는 미래의 땅을 끼워넣어야 겨우 메가시티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것이 현실인데, 누가 당선되든 관련 법 개정부터 갈 길이 멉니다.
이밖에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또다른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는 메가시티 개념보단, 교통 등 인프라 확충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새만금 개발은 그린뉴딜과 생태관광 중심으로 하겠단 입장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세종은 '행정수도', 대전은 '과학수도, 전주는 '문화수도'로 도의 경계를 벗어나 보다 넓은 광역경제권 구상을 밝혔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