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철거하던
60대 노동자가 건물 5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 한 달 전
전해드렸죠.
노동부 조사 결과, 유일한 생명줄이었던
구명줄이 부실했던 것은 물론,
시간을 단축하려 작업 순서를 지키지 않다 보니
노동자가 올라서 있던 구조물이 휘청였고,
중심을 잃고 추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VCR▶
지난 6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하다
건물 5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진 60살 노동자
한 모 씨..
사고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입니다.
한 씨가 작업을 위해 왼쪽으로 걸어가는 순간
작업자들이 올라서 있던 철제 구조물이
휘청이며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고,
한 씨가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크레인 본체 쪽에
고정돼 있어야 할 철제 구조물 연결 부위에
고정 장치가 빠져 있었던 겁니다.
◀SYN▶최동주 부위원장/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고정) 핀을 빼는 것 자체가 순서가 잘못된 거고, 살인 행위입니다. 그거는... 사람이 다리를 건널 때 다리 한쪽 편을 자르고 난 상태에서 걷는 것과 똑같습니다.
정상적인 작업 순서라면 철제 구조물을
먼저 크레인에 연결한 다음, 작업자가 안전하게
내려온 뒤에 고정 장치를 풀어야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3, 4시간 걸리는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전에 작성된 작업 계획서와
달리 공사를 진행했다는 건데,
협력업체 대표는 물론 원청 안전관리자가
현장에 2명이나 있었지만, 위험천만한 작업을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SYN▶고용노동부 관계자
빔(구조물) 위를 왔다 갔다 할 일이 없을 때 빼야 되거든요. 그렇게 하다 보면 (고정) 핀 이 잘 안 빠진대요. 먼저 핀을 빼고 작업을 한 거죠. 울타리 내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원청에 책임이 있어요. 협력업체들은 소규모 사업장이지 않습니까.
한 씨의 추락을 막아줄 유일한 생명줄이었던
낡고 변색된 구명줄..
노동 당국의 조사 결과, 구명줄은 한 씨의
몸무게에 팽팽하게 견뎌내지 못했고,
추락 당시 날카로운 철제 구조물 모서리에
쓸려 끊어져 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SYN▶고용노동부 관계자
모서리 있지 않습니까. 칼날 역할을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와이어로프, 철사 (줄로) 사용했으면 안 끊어졌을 텐데....
고용노동부는 숨진 한 씨가 소속된
협력업체 대표와 시공사 현장소장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경찰도 부적절한 업무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만간 수사에 나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가릴 예정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