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빗물을 빼내기 위한 우수관로 공사 자재가
오히려 관로를 틀어막아
익산의 전통시장 상가가 수해를
입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결국 장마에 대비하기 위한 공사가
오히려 장맛비에 큰 피해를 입힌 건데,
왜 하필 집중호우가 예상된 시점에 공사가
진행된 것인지, 그리고 공사자재는
왜 고정되지 않고 방치된 것인지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VCR▶
공터에 이리저리 뒤엉킨 채 놓여 있는
우수관 보강 공사용 플라스틱 자재..
성인 남성 키의 2배가 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익산 중앙시장과 매일시장 인근
우수관로를 틀어막고 있었던 해당 자재의
양은 무려 20여 톤으로 추산되는데,
막힌 우수관로 때문에 시장 상가 200여 곳은
이틀여 만에 두 차례나 침수 피해를 입어야
했습니다.
해당 자재는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익산 시내 노후관로 1.3킬로미터 보수 공사에
쓰였습니다.
PVC 재질의 자재를 기존에 있던
관로 내부에 감아 넣고 특수 모르타르로
고정시키는 공사인데,
마지막 190미터 구간 공사 도중
고정 작업을 미처 끝마치지 못한 자재들이
큰 비에 휩쓸려 우수관로를 막은 겁니다.
◀SYN▶익산시 관계자
여기까지 해놓은 상태인데, (후속 공정 진행 중) 비가 와버리면 제어도 못하고 더 큰일 나니까, 계속 미뤄놨던 거예요.
그렇다면 집중호우가 예견된 장마철을 앞두고도 고정 작업은 왜 이뤄지지 못한 채 방치됐을까.
오는 7월 말 준공을 앞두고 당초 시공사
측에서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던 기한은
6월 말까지였습니다.
하지만 6월 18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후 집중 호우 예보에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채 현장이 방치됐다고 말합니다.
◀SYN▶시공사 관계자
지보(지탱 보강 공사)를 해놓잖아요. 그러면 이건 완전 더 난리 났어요. 지탱.보강 자재도 견디질 못해요.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요. 사실은 방법이 없었다, 우리가 (수해의)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는거예요. 우리한테도....
하지만 통상 6월 하순이면 시작되는
장마 특성을 고려한다면 애초에 계획부터
잘못 수립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공사가 착공된 시점은 이미 지난해 8월.
우수관로의 용도가 결국 빗물을 빼내는
목적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공사의 일차 목표는 올해 장마 대비가 됐어야 한다는 점은
당연했습니다.
어쩔 수없이 공사기간이 부족했다면
차라리 안전을 위해 공사 기간도 늘리지
못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INT▶장경호 의원/익산시의회
당연히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서 (시공사는) 우기에 공사를 했었을 상황인데요. (비가 많이 왔던 작년처럼) 올해도 그런 것들을 예상했었으면 공사 중지 명령을 하고 그에 따른 안전 조치도 같이 병행을....
결국 익산시의 미흡한 관리 감독이
수해뿐만 아니라 무려 35억 원이 투입된
공사까지 막대한 차질을 불러일으킨 상황..
심지어 익산시는 첫 번째 침수 시점에서
해당 공사와 수해의 연관성을 고려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SYN▶익산시 관계자
여기도 뚜껑을 쭉 열어봤을 때 이상이 없으니까 끝에까지는 안 봤죠. 그니까 (1차 침수 때) 그때 흔들렸을 수도 있고, 그때 흔들렸다가 이번에 또 확 오니까 떨어져 나갔다, 그렇게 우리도 추정을....
공사 기간 설정부터 1차 침수 직후
초기 대응까지 이어진 익산시의 안일한 행정에,
장마를 대비한다며 진행된 공사가 오히려
큰 수해를 입히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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