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익산 원광대학교 학생들을 울린
전세 사기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집주인이 거액의 보증금을 빼돌릴 목적으로
전세 계약을 유도한 계획적인 사기임이
수사 결과 등으로 드러났죠.
그런데 사건이 불거진 원룸촌에서
다른 집주인의 전세 사기 의혹이
새롭게 불거져 여러 학생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익산시내 한 대학가에 위치한 3층짜리 원룸.
각종 요금을 독촉하는 고지서들이 우편함을
가득 채운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붙은 이 안내문을 보면, 왜 이곳이
이렇게 방치돼 있는지 짐작이 갑니다.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란 설명,
현재 이곳 세입자들은 저마다 수천만 원의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INT▶ 전세 세입자(대학생)
"제가 2019년 2월에 계약했어요. 전세로 했고
(경매 절차지만) 그냥 계속 살고 있는 중이긴 해요.."
스물한 세대가 거주하는데, 대부분은
인근 원광대학교 재학생들입니다.
올 초 보증금 반환 요구가 줄을 잇자,
집주인의 대답은 '기다려달라'는 것..
◀SYN▶ 집주인 남편 (지난 3월, 세입자 가족과 통화)
"그렇죠 어머님. (보증금 반환은 3월) 15일날, 4월 1일날.. 지금 상황이 좀 그래서요."
하지만 계속된 압박에 집주인은
나몰라라 백기를 들어버렸습니다.
ST-UP] 세입자들은 이달 초 원룸 건물이
강제 경매 절차로 넘어간 뒤에야
낌새를 알아차리게 됐다고 말합니다.
◀INT▶ 전세 세입자(대학생)
"'21개 호실 중에 서너개 정도만 전세 주고
나머지는 월세 계약을 할 것이다'라고 이야기
해서 저희는 의심 안 하고 전세계약 했는데
올해 전세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아 확인해보니까.."
[CG]
세입자들이 집주인과 계약한 건들은
공교롭게도 거의 재작년 초.
하나같이 전세 계약이었습니다.
/
◀SYN▶ 인근 주민
"(집주인과) 이야기 하면 '전세라도 내놔야
겠다'고 이야기 하더라고.. 지금 전세를
한두 개만 내줘야지 그렇게 내놨다가
어떻게 하려고 그런가.. (생각했다.)"
[PIP-CG]
세대수를 곱하면 현재 집주인이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 총액은 10억 원 가량../
건물가액이 6억여 원이어서
이대로 경매에 넘어가면 세입자들은
보증금 대부분을 날릴 수밖에 없습니다.
/
당시 상황을 떠올려보니,
공인중개사의 설명도 사실과 딴판이었다며
전세 사기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INT▶ 전세 세입자 가족
"(계약 당시 인테리어 공사로) 깔끔하게
하면서 방을 월세 계약 해지하고 전세로
싹 돌렸는데..(공인중개사는) 원룸
계약할 때 전세만 3개 정도되고 다
월세라고 했는데.."
최근 집주인 부부가 세입자들한테
보낸 입장문은 더 황당합니다.
[CG]
자기네는 이름만 빌려줬을 뿐,
실질적인 집주인이 따로 있다는 내용.
여기에 원룸 건물과 관련해 지인한테
사기를 당해 '개인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며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겁니다.
/
취재진은 집주인에게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곳 원룸촌 전세 사기 의혹은 처음이 아닙니다
재작년 120여 명의 피해자를 낸 사기
사건으로 건물주가 구속돼 현재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등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