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오늘은 시의원의 해외연수 문제로 시작합니다.
코로나19가 나오기 직전인 재작년 가을,
전주시의원들이 유럽으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시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하겠다는
취지에서 시민위원회의 동의까지 받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1년 반이 훨씬 지났는데,
의미 있는 아이디어나 정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당시 연수 내용과 일정을 보니
답이 있었습니다.
한범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2019년 9월, 전주시의원 열다섯 명은
동유럽의 체코와 폴란드로
6박 9일간 공무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역사가 깊고 스포츠산업이 발달한 도시에 가서
정책 개발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얻자는 게
출장 목적이었습니다.
당시 의원들이 방문한 장소입니다.
[PIP CG]
중세풍이 물씬한 도시 체코 프라하,
유대인 학살의 아픔이 서린 폴란드 아우슈비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으로 유명한
폴란드 크라쿠프,
최첨단 스포츠 시설을 자랑하는
폴란드 크라카우 등,
대부분 세계적인 관광지로 주목받는
도시들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활동으로 일정을 채웠을까?
관광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구 프라하 시청과
타우론 아레나 경기장에서
현지 마케팅 직원과 잠시 면담을 했을 뿐,
대부분은 한국에서부터 동행한 여행사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현지를 둘러보는데 그쳤습니다.
◀SYN▶ 전주시의원 A씨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겠죠, 사실. (연수 다녀온 이후) 시간이 좀 돼 가지고 세부적으로 기억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SYN▶ 전주시의원 B씨
다 잊어버렸어요. 갔는가, 안 갔는가도 모르겠네요.
귀국 이후 내놓은 보고서는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방문 국가의 역사, 정치체제, 경제현황 등
포털사이트 검색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방문지를 보고 느낀 의원들의 간략한 소감도
적혀 있는데, 정작 정책 추진과 관련된
쓸 만한 내용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PIP CG]
의원들이 동유럽에 다녀온 지
1년 7개월이 지나도록 관련된 조례를
단 한 건도 만들지도 고치지도 않았습니다./
◀SYN▶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결과 보고서는 썼지만... 정말 우리 전주시에 맞는 조례도 만들고 사업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집행부와 충분히 협의해서...
당시 동유럽이 아닌 독일로 연수를 다녀온
의원들도 있었는데, 모두 열여덟 명입니다.
[CG]
이들 역시 새로운 환경 정책을 내놓겠다며
기대에 찼지만, 지금까지 실제 정책으로
연결시킨 사례는 하나도 없습니다./
◀SYN▶ 박우성 투명사회국장(전북 참여자치시민연대)
의원들이 자정 의지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CG]
의원 33명의 해외 출장에 들어간 비용은
일인당 450만 원,
이 가운데 150만 원은 의원들이 스스로
부담했지만, 나머지 3백만 원은 세금으로
보탰습니다./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한 비판이
한두 번이 아닌데, 코로나19 이후에도
반복되지 않도록 대안을 속히 준비할 때입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