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김제 제2특장차단지 주변 농지 피해 민원으로 그간 공정이 모두 취소되고 새로 시작한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착공 전 이미 김제시가 토사 피해를 예견하고 대책까지 마련해 놓고도 손을 놓고 있다가 피해를 키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변 농지보다 6m 높게 조성된 김제 제2특장차단지,
이 같은 지형 때문에 비가 올 때마다 주변 농지에는 토사가 흘러들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여름 피해 농지만 6만㎡, 피해 금액은 12억 원에 이릅니다.
지난달에서야 임시 배수로를 만들었고, 취재가 시작되자 천으로 토사를 덮는 등 뒤늦은 작업이 이뤄졌을 뿐입니다.
[고진철 / 피해 주민]
"최소한 6월 안에라도 저 수로라도 뚫어놨어야지.. 7월, 9월 두 번 피해를 봤는데 그걸 안 봤을 수도 있던 상황인데, 어떻게 예견하지 못했다는 그 자체가 (이해가 안 가요)."
피해를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는 김제시는 공정률이 30%를 넘어섰더라도 모두 엎고 새로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예견하지 못했을까.
착공 2년 전 김제시가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입니다.
공사로 인해 토사 유출 피해가 예측된다며 방지 대책이 요구돼 있습니다.
비가 오면 비닐덮개와 가마니 등을 덮어 토사 유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또 방지막을 설치한 뒤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후속 대책도 강구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손을 놓다시피 했습니다.
설계에는 특장차단지에 직경 1,500mm짜리 우수관로를 설치하기로 돼 있지만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박혜진 기자]
"지난달 임시로 설치한 배수로입니다. 설계 당시 이미 농지와 단지 사이 배수로 설치가 계획돼 있었지만 성토가 마무리될 때까지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수해 방지에 뒷짐을 진 김제시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 당국은 시공사 탓만 하고 있습니다.
[김제시 관계자]
"피해 보상은 저희 (김제)시가 이 사업을 공사를 한 게 아니고 LH가 공사를 했기 때문에 LH가.."
이에 대해 LH는 착공 전부터 배수로 설치를 위해 김제시에 협조 공문까지 보냈는데도 제때 들어주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예견된 인재인데도 발주처인 김제시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하고 있어 주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