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료사진]
◀ 앵 커 ▶
도심 하천의 버드나무 수백그루를 베어낸 전주시가 최근 전북자치도 감사에서 불신 행정 사례로 지적을 받았습니다.
버드나무들을 되살릴 수 없게 됐지만, 무리한 벌목이 누구의 발상과 결정이었는지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주시의 버드나무 벌목은 크게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처음 버드나무 260여 그루가 베어진 건 지난해 3월.
이후 SNS 등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반발이 확산됐지만, 우범기 전주시장은 추가 벌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범기 / 전주시장(지난 2월)]
"물의 흐름에 지장을 주는 수목은 계속 제거할 겁니다. 경관에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서 갈 생각이고.."
그리고 올해 2월, 또다시 기습 벌목이 진행됐습니다.
이같은 전주시의 버드나무 벌목이 시민과 환경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합의를 뒤집고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감사 결과가 공개됐고, 시민사회단체는 우범기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강문식 /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우범기 전주시장은 기관 경고와 주의, 개선조치를 통보받은 만큼 시민 앞에 공개 사과해야 합니다."
전주시는 소통 부족을 인정하지만, 홍수를 막기 위해 벌목은 필요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벌목 결정이 국장 전결이었다며, 우범기 시장과의 관련성엔 선을 긋고 있습니다.
[국승철 / 전주시청 건설안전국장]
"시장님 지시는 없었고요. 유수를 방해하는 그런 나무를 베어야겠다는 식으로 (생태하천협의회와) 협의를 했는데, (당시) 협의가 완전히 되지 않았고.."
그러나 한차례 큰 반발을 불러왔던 버드나무 벌목 문제가 국장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었는지, 우 시장 공약인 하천 명소화 사업을 위한 포석은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습니다.
[최서연 / 전주시의원]
"우범기 시장이 '버드나무 학살자'라는 오명을 얻게 되는 과정으로 (한 차례) 멈춰진 사업인데, 국과장 단위에서 판단해서 진행했다, 이것은 시장님이 뒤로 숨는 것 밖에 안되죠."
전북도 감사위원회가 전주시에 기관 경고와 관련 공무원 훈계조치를 내린 가운데, 시의회 행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여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