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30여 년 전 식량 자급 확대를 위해 추진된 새만금 개발사업이 요즘 '물' 때문에 난리입니다.
방조제 안쪽으로는 농사에 쓰기 어려운 바닷물이 일부 넘나들어서, 결국 외부에서 용수를 끌어와야 하는데요.
올해 윤석열 대통령이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하긴 했지만, 내년도 예산은 무슨 일인지 죄다 깎여나갔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가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전진기지로 키울 거라는 새만금 농생명용지는 여의도의 33배,
웬만한 시군구 단위 행정구역과도 맞먹는 규모입니다.
[조수영 기자]
"하지만 '물'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게 결정적인 한계입니다. 이처럼 비가 내려야 농사지을 수 있는 사료작물 재배 단지를 조성해 반쪽짜리 운영을 하는 실정입니다."
용수가 공급되려면 20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저수지 물을 끌어오는 대규모 공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난 7월 전북권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지난 7월 전북권 민생토론회 당시)]
"새만금이 첨단미래농업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4,500억 원 규모의 농업용수 공급 사업을 추진해서.."
대통령의 공개 발언으로 사업이 본격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지만 당장 내년도 예산안엔 단 한푼도 반영된 게 없습니다.
지역이 요구하고, 관련 부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예산 100억여 원을, 기획재정부가 모조리 삭감했습니다.
정부 부처끼리 농생명용지 활용을 둘러싸고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림부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과 콩 등을 대규모로 재배하는 곡물단지 조성 계획을 고수하는 반면, 새만금개발청은 산업단지 확장을 위한 용도 전환을 촉구하며 입장이 팽팽합니다.
새만금 개발의 밑그림인 기본계획도 내년에 또 바뀔 예정이어서, 새만금 용수공급에 4,500억을 쏟아부을 거란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정부 스스로 확신이 없는 겁니다.
예산이 이대로 확정되면 오는 2027년까지인 1차 용수 공급 계획부터, 각종 생산단지와 시설 운영까지 줄줄이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이철규 / 전북자치도 농생명정책과장]
"순연돼서 2029년에나 완료가 돼서 2~3년은 그냥 농생명용지 용수 공급 없이.."
새만금에 농업용수를 정상적으로 공급했을 때 추정되는 영농 수익은 연간 1,847억 원에 달합니다.
결론적으로 사업이 지연될수록 매년 수천억 가까운 손실만 쌓여가는 셈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