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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취한 보증금만 173억"..세입자 울린 전세사기 일당 검거
2024-10-30 1141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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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갭투자와 보증금 돌려 막기로 구축 빌라를 사모은 뒤, 입주자들의 보증금을 가로채 온 전세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건물주 총책과 공인중개사 등 19명이 공모해 조직적인 범행을 저질렀는데, 피해 세입자만 2백여 명에다 편취한 보증금은 백억 원이 훨씬 넘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올 2월 경매가 시작된 전주의 한 다가구주택.


지난 2021년부터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는 계약이 만료된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보증금 8천5백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A 씨 / 전세사기 피해자]

"네 다섯 달 정도는 제가 기다려줬어요. 근데 기다리다가 봤는데 다른 집에도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있는 거예요."


집주인이 소유한 인근 연립주택들의 세입자들도 적게는 6천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 상당의 전세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6월부터 세입자들이 고발장을 접수하며 시작된 경찰 수사 결과, 결국 조직적인 전세사기 범죄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전주 일대에서 세입자 235명을 대상으로 보증금 173억 원을 편취한 겁니다.


[B 씨 / 전세사기 피해자]

"경찰 쪽에 물어봐서 집주인 이름을 말하니깐 (경찰이) "그 건이요?" 이러는 거예요. "그 건이요?" 하는 순간 이렇게 눈물이 나고."


경찰이 파악한 범죄 가담 인원은 19명,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등 주범 2명을 포함해 명의수탁자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

"주범들은 이곳에 중개 법인을 설립한 뒤 공범 17명과 함께 범행을 저질러 왔습니다."


공범들은 각각 부동산 중개조와 명의수탁조로 조직을 구성하고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천만 원까지 세입자들의 보증금에서 수당을 떼어 챙겼습니다.


주범인 집주인은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때마다 다른 부동산을 담보로 곧 대출을 받아 변제하겠다며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호전 /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보증금을)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 막연한 기대감으로 하다 보면 사기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집주인과 공인중개사 등 주범 2명은 사기 혐의로 구속됐고 나머지 공범들도 부동산 실명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조직이 이미 대부분의 보증금을 탕진한 것으로 보고, 26억 원 남짓한 잔여 수익이나마 환수하기 위해 추징보전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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