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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은 뒷짐만".. 암 발병률 12.84%, 고통받는 주민들
2024-10-29 1296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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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30년째 토석 채취에 따른 발파 소음과 분진으로 고통 받아온 마을주민들이 석산 개발 연장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마을의 암 발병률이 12%에 달하는 등 사태가 심각한데도, 행정이 오히려 마을 간의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완주 고산면의 한 토석 채취 사업장 인근 마을 주민들이 전주지법 앞에 섰습니다. 


30년째 발파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업 연장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021년 기준 안남마을 주민 109명 중 14명이 암에 걸리고 4명이 사망했는데, 토석 채취 분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토로합니다.


인구 대비 무려 12.84%인데, 환경부에서 최초로 환경오염으로 인한 집단 암 발병의 관련성을 인정했던 익산 장점마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안남마을 주민]

"여기에 암 환자들이 많아, 죽고.. 암 환자들 많이 죽었어."


1.4km 떨어진 다른 마을도 피해가 막심합니다.


[유병화 / 신성마을 주민]

"뽀얗게 바람을 타고 갈 때 보면, 소나기 올 때 비가 쭉 들어오잖아요. 그런 식으로 먼지가 쭉 타고 올라와요."


주민들이 수십 년간 사업 연장에 맞서 싸워 왔는데, 돌연 2년 전부터 마을 간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완주군이 "주민의 입장에서 관련 민원을 청취하며 적극행정을 이어왔다"는 자평과 함께 일부 특정 주민과 사업 연장에 합의하는 상생 협약을 맺으면서부터입니다.


업체에서 불과 1.5km 내에 위치한 마을과 인근 장애인 시설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게 됐다며, 행정이 나서서 마을 간 갈등을 조장한다고 토로합니다.


[최세연 / 안남마을 주민]

"장애인 시설과 인근 마을은 다 배제가 되고 안남마을만의 대책위와 상생협약을 체결한 게 상생 협약 문구만 봐도 나와 있거든요."


완주군은 이제 와서 상생 협약 당시 모든 마을이 참여한 줄 알았다고 말합니다.


[완주군청 관계자]

"저희는 하나의 반대위(단체)로 보고 그분들하고 만났던 건데, (5개 마을이 합쳐져 있는 단체인 줄 아셨다는 거죠?) 그렇죠. 그렇게 활동도 하셨어요."


해당 업체 역시 완주군이 직접 나서 협약을 맺은 만큼 사업 연장은 정당하다는 입장입니다.


[토석 채취 업체 관계자]

"완주군에서 중재를 하고 상생협약을 했는데, 행정에서 적합한 어떤 (요건이) 되니까 연장을 해줬을 거라고 믿고요."


완주군은 상생 협약을 통해 2027년에는 사업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하지만, 법적 효력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분분합니다.


결국 추가 연장 중단에 대한 안전장치도 없는 가운데, 업체가 약속한 소음·진동·비산먼지 측정시설 설치는 2년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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