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꽃 없는 꽃축제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와 폭염 탓에 가을꽃들이 피지 않아 정읍시의 대표 축제인 구절초 축제가 '꽃 없는 축제'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앙꼬 없는 찐빵의 모양새로 정읍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구절초는 9월부터 10월 사이에 분홍색으로 개화했다가 흰색으로 바뀌면서 만개하는데, 올해는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무더운 9월을 보내면서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현재도 개화가 진행중입니다.
새하얀 구절초 꽃이 만개한 홍보 사진을 보고 왔을 관광객들은 코스모스와 소나무, 백일홍 등 다양한 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는데요,
축제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는 고온이 지속되며 꽃의 개화기가 변화되고 시기를 맞추는 것도 어려워진다면서 앞으로는 정원과 사계절 꽃이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축제 변화를 모색해야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꽃이 피기도 전에 폐막
축제의 경우 한번 정해진 일정을 변경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 9월 27일 개막 예정이었던 전남 신안 아스타꽃 축제는 개화 상태가 좋지 않아 아예 취소가 됐고, 지난 봄 벚꽃축제를 앞두고 강원 속초시는 "죽을죄를 졌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는 사과문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꽃 없는 꽃 축제, 정읍시만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순창고추장축제.
고추장민속마을과 발효테마파크에 비치된 국화 화분 역시 꽃을 피우지 못해 형형색색이 아닌 봉우리가 맺힌 초록빛 향연이었습니다.
임실군은 임실N치즈축제 기간이 끝나더라도 11월 중순까지 국화꽃을 그대로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꽃들의 경고..기후 위기는 계속
길가에 한들 한들 피어있는 코스모스 사이에 피어난 때아닌 벚꽃.
가을 단풍 역시 예년만큼 울긋불긋하게 물들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이처럼 개화 시기를 종잡을 수 없게 되면서 꽃축제들은 앞으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아쉬움만 생각하지 말고,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좀더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