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최근 이상기후로 벼멸구 확산이 이어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가을 수확이 시작됐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꼭 잡겠다던 쌀값까지 추락을 거듭하면서 '수확의 보람' 대신 속만 타들어간다는 농민들이 많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수확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우렁찬 소리를 내는 콤바인이 논밭을 누비며 가을걷이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곳은 최근 벼멸구 피해를 비껴갔지만, 폭우와 강풍에 쓰러진 벼를 수확하는 농민의 속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이규태 / 임실군 오수면(가루쌀 농가)]
"쓰러진 논들은 미리 추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올해 어떻게 수확의 보람이 있을 것 같으세요? 어떠세요?) 전체적인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가다 보니까 농민들이 너무나 힘들어 해요."
수확이 가능하다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더운 날씨에 극성인 '중국발 벼멸구' 피해가 9월 폭염과 맞물리며 확산세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전국적 피해면적은 축구장 4만 8천여개 면적인 약 3만 4천ha로 열흘 만에 30% 이상 늘었는데, 같은 기간 2배 넘게 증가한 전북 등 호남지역 피해 면적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도무지 반등 기미가 없는 쌀값은 농민들의 속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습니다.
[송미령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지난 2월)]
"수확기 쌀값이 20만 원 수준이 되도록 수급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농업인과 국민께 약속 드린 바 있습니다."
현실은 정부 약속과 달라 9월 발표된 쌀값은 세 차례 연속 하락하면서 목표치에 한참 못미친 17만 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10만 톤 분량의 햅쌀을 사료 등으로 처분하고 초과 생산량을 모두 사들이는 대책을 서둘러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양현민 / 전북자치도 식량산업팀장]
"10월달부터는 햅쌀에 대한 쌀값인데 그게 중요하기 때문에 수확기 대책, 그리고 현재 작황, 병해충 발생 이런 걸 봤을 때 반등할 수도 있지 않겠나.."
전북도는 수확기 쌀값 20만 원 달성을 위해, 정부가 시장 안정화 정책에 대해 강력하고 구체적인 실행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며 각종 건의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