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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몰래 암호화폐 채굴".. 한국식품연구원 뭐 했나?
2024-09-06 1461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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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완주 혁신도시에 들어선 한국식품연구원이 홍보관을 운영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실장급 간부가 벌인 대담한 범행인데요, 감사에서 이런 사실이 적발되면서 경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1년 반에 가까운 범죄 행각을 뒤늦게 드러나면서 청사 관리와 보안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에 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식품연구원.


본관 홍보관 내 VR창고에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GPU 12개가 무단으로 설치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홍보관 관리를 전담하던 실장급 간부가 벌인 일입니다.


상위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해 특정 감사를 벌여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관계자]

"(식품연이) 자산실사를 하게 됐는데 흔히 말하는 채굴기라고 하는 게 (발견돼서) 그거에 대해서 식품연이 위험을 인지하고 저희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청하게 된 겁니다."


수법은 교묘했습니다.


장비 이상 등을 이유로 2022년 이후 VR실을 운영하지 않은 점을 노려, 그해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암호화폐인 넥사(NEXA) 코인 채굴 작업을 벌인 겁니다. 


문제의 간부는 홍보관과 VR실 출입문에 출입 감지센서를 부착해 핸드폰으로 알람이 가도록 설정했고, 다른 직원의 출입도 막았습니다.


심지어 열이 발산하는 것을 대비해, 5제곱미터 남짓한 공간에 에어컨까지 설치해 연구원에 800만 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 지난해 퇴사한 다른 직원과 공모해 노트북 pc에 우회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실장은 수백 건의 부정 출퇴근을, 퇴사자는 외부로 주요 연구 자료를 유출해온 사실도 적발됐습니다.  


기타공공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이 공모한 직원이 퇴사한지 1년이 다 되도록 계정을 삭제하는 등 보안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현진 / 전북경찰청 사이버범죄 대장]

"정보통신망 침해 행위에 대해서 조사하고 횡령 배임 부분에 있어서도 병행해서 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1년이 넘도록 이런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연구원 원장이 바뀌는 시점인데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될 것이 두려워 징계 조치를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식품연구원 측은 이에 대해 자체적인 자산실사로 먼저 상위 기간인 과기연에 감사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자산실사는 1년에 1회 이상 진행하고 있지만, 홍보관의 경우 독립적인 전력망을 갖추고 있어 적발이 늦어졌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주연 기자]

"식품연은 감사 결과에 따라, 오는 13일까지 이의 제기 신청 기간을 거친 뒤 징계위원회를 연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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