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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년이 월드컵인데.. "드론공 처음 만져봐요"
2024-08-18 5160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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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가 드론산업 활성화를 위해 월드컵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1년 뒤 국제드론축구대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32개국에서 2,500명이 참가하는 규모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전지훈련까지 왔다는 선수들은 드론 축구공을 본 적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주mbc는 전주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드론축구월드컵과 드론산업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 그 첫 소식으로 2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2025 드론축구월드컵대회의 실체를 들여다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내년 9월 전주에서 개최가 예정된 드론축구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 건립을 위한 신축 공사가 한창입니다. 


"기반 시설 조성에 144억, 월드컵 행사 비용 50억 원 등 200억 가까운 예산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국가브랜드 제고는 물론, 관광 수입 등 93억 원 넘는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대회 추진의 이유입니다."


[우범기 전주시장](지난 3월)

"드론 레저스포츠의 어떤 종주도시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앞두고, 각국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왔다며 전주시가 훈련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소위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선수들의 입에서 축구 전용 드론을 만져본 적도 없다는 의외의 말이 나옵니다. 


[사드 알 학산 / 방글라데시 드론축구연맹 소속 선수]

"스카이킥에보(드론 축구공)을 처음 봅니다. 어떻게 전원을 켜는지, 공을 위아래, 앞뒤로 움직이고 회전시키는 법을 배웠어요."


[셀린 /튀르키예 드론축구연맹 소속 선수]

"(드론 공) 처음 접해봐요. 좀 어렵긴 한데 연습하면 괜찮아질 것 같아요. (월드컵도) 출전할 거예요."


"전주에서 출범한 국제드론축구연맹, FIDA가 밝힌 월드컵 참가국은 32개 나라, 


대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재 19개 국가가 확정됐을 뿐, 나머지 13개 참가국은 아직 구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


참가대상은 국제드론축구연맹 회원국, 자체 규정을 보면 '자국내 협회 설립과 경기장 구축'이 연맹 가입의 기본 조건입니다.


결국 남은 1년 동안 급조된 연맹과 급조된 팀들이 월드컵이라는 대회에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참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나마 참가가 확정됐다는 19개 회원국의 실태 역시 연맹이 정한 가입 규정과는 딴판이라는 게 선수들이 전하는 현실입니다. 


[알란 쉬우 / 홍콩 드론축구연맹 관계자]

"(경기장은) 없어요, 그냥 학교에서 체육관을 제공해 주거나, 대학에서도 훈련하라고 장소를 대관해 줘요."


[해리 / 방글라데시 드론축구연맹 회장]

"선수는 10명이에요. 협회는 아니고요, 드론 축구가 대중화되면 그때 협회를 만들 거예요."


대부분 회사 동료, 유소년 10명 등으로 이뤄진 동호회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박혜진 기자]

"그렇다면 월드컵이라는 명칭을 붙일 정도로 국제 경기 이력은 조성됐을까요? 연맹은 그동안 치러낸 국내외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 견줄 대회를 표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연맹 공식 누리집에도 그동안 전 세계에서 치렀다는 11건의 국제대회 이력을 상세히 게시해 놓았습니다. 


'월드 챔피온십', '프레월드컵' 등 다수의 국제대회가 진행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꼼꼼히 내용을 살펴보면 11개라던 그간 대회 이력 가운데 8개는 '2023대한민국 드론박람회', '미국 CES가전제품전시' 등 주로 박람회장에서 진행된 시연 행사입니다.""


그나마 지난 4월 인도에서 단독으로 진행됐다는 '2024 킥오프 이벤트 인디아'.


하지만 참석했던 현지 관계자는 성격이 전혀 다른 행사였다고 말합니다.  


[쉬락 / 인도 드론축구연맹 관계자(전화)]

"이건 홍보 행사였어요. 인도에 드론 축구라는 새로운 스포츠를 알리는 행사요, 경기 대회가 아니었어요."


심지어 중국대회는 경기를 치렀다면서도 참가 선수의 국가나 이름 등 어떤 정보도 드러나지 않아 정체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하는 월드컵 대회를 표방하고 있지만, 해당 국가가 과연 참가선수들의 대표성을 인정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전주를 연고로 드론축구라는 신생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라면, 월드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20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이 적정한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안희정

자료화면: WMF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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