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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전주 통합건의' 제출.. "뭉쳐야 산다" VS "살던 대로 살자"
2024-07-24 1913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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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자치도가 완주-전주 통합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두 지역 행정 통합절차의 첫 단추가 끼워졌습니다.


정부도 지역 통합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문제는 통합이 가져다 줄 효과에 대한 두 지역의 찬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하다는 점입니다.


전주MBC는 전주-완주 통합의 장밋빛 전망과 어두운 그늘을 따져봤는데요, 먼저 박혜진 기자가 왜 뭉쳐야 하는지,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관영 지사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찾아 '완주-전주 통합건의서'를 제출했습니다. 


완주군민 6천여 명이 서명한 통합 찬성 서류와 전북자치도의 의견서가 첨부됐습니다.


[김관영 지사]

"완주-전주의 통합은 시대적 과제이고 두 지자체의 발전을 위한 필연적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북도는 통합시를 통해 지방소멸을 해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10년 전 청원군과 통합한 청주시의 성과를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김관영 지사(지난 22일)]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미 통합 청주시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실제 청주시의 인구는 통합 이후 3만여 명이 늘어 87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기업 유치도 활성화 되면서 기업체 수는 2,500여 개에서 3,600여 개로 44% 증가했습니다. 


지역 내 총생산은 통합 전 24조 5,900억에서 재작년 38조 6,500억 원으로 늘어, 전국 기초자치단체 229개 가운데 7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일찍이 시군통합 등 지방 행정체제 개편을 독려해 온 정부도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 주민들의 동의가 있다면 중앙정부와 저희 행정안전부에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실제 정부가 청주에 교부한 예산만 봐도 통합 이후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합 당시만 해도 청원군과 청주시 예산은 1조8,000여억 수준이었지만, 올해 3조 2,000여억 원까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박혜진 기자]

"제가 서있는 이곳이 바로 전주와 완주의 경계인 혁신도시입니다. 청주시의 성과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두 지역도 뭉쳐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게 전북도의 입장인데요, 그러나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존재합니다. 과연 어떤 부작용이 우려되는지 이어서 조수영 기자가 전합니다."


[조수영 기자]

"박혜진 기자 리포트처럼 완주전주 통합에 꼭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역민들의 실질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부작용은 없는지도 살펴볼 대목입니다."


완주군이 전주시와 통합하면 인구 74만, 단숨에 전국 10위권 기초자치단체가 됩니다.


그런데 막상 합쳐진 살림까지 꼼꼼히 살펴보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집니다.


완주군의 올해 통합 예산은 1조 181억 원,


9만 8천여 명인 완주군민 1명당 1년에 천만 원 가량을 쓰는 셈입니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주민 1인당 예산은 전주시의 2배가 넘습니다.


주도권을 가진 예산의 비중을 보여주는 '재정자주도' 역시 완주군이 54%,


반면 전주시는 46%로 예산집행 자율성이 떨어집니다.


여기에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전국 6번째 수준인 전주시 재정상황까지, 고스란히 '통합시'의 부담입니다.


[김정호 변호사 / 완주·전주통합반대군민대책위]

"정치적인 의도, 그리고 큰 것이 좋다는 막연한 맹신, 그것 때문에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머니 사정과 별개로, 전주시엔 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 등 개발호재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각종 도시 생활 인프라가 전주 도심권을 중심으로 집적화 되는 만큼, 완주가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여기에 전주 인구의 6분의 1인 완주군민 목소리가 소수의견으로 묻힐 가능성까지,


숫자 싸움에서 열세인 문제를 넘어, 통합시의회가 권역별 인구에 비례해 꾸려질 경우 완주를 대변할 의원 수가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도농복합 도시로 누려온 각종 정책적 혜택들이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득과 실에 대한 효과분석도 미미합니다.


[유희태 / 완주군수]

"완주전주 통합에 대한 분야별 쟁점사항 검증과 평가, 그리고 타지자체 통합사례 효과를 분석해서 (공유할 계획입니다.)"


대기업 유치 등 통합 청주시의 몇몇 성공사례 역시 통합과 무관하게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잇점에 기인한 낙수효과가 아닌지도 따져볼 대목.


과거 110만 지방대도시를 이룬 통합 창원시가 13년 만에 100만이 위태로운 점도,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성공가도가 보장돼 있지 않은 통합시의 불안한 미래상을 보여줍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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