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5년 전 150여 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내려오고, 현재 2차 이전이 추진되고 있죠.
그런데 최근엔 이에 더해 사법기관도 이전 기관에 포함시키자는 목소리가, 총선 국면과 맞물리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도내 지역구 당선자는 헌법재판소를 전주로 옮기자는, 보다 구체적인 공약까지 제시했는데요.
실현 가능성, 조수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위헌 법률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심판하는 등 입법 독주를 견제하는 최고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에 둥지를 튼 지 31년을 맞는 올해, 총선 정국과 맞물리며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방 이전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이번 총선에서 비례 12석을 차지해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의 선거 공약입니다.
[조국 / 조국혁신당 대표(지난달 27일)]
"대법원, 헌법재판소, 감사원, 대검찰청이 서울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고.. 지방분권 정책을 강하게 해야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검찰 출신 법조인인, 민주당 이성윤 전주을 당선자는 한술 더 떠, 헌재를 전주시로 옮겨 오는 데 힘쓰겠다는 약속을 내놨습니다.
[이성윤 / 전주을 국회의원 당선자(지난달 22일 방송토론회)]
"헌재가 서울에 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를 전주에 이전하여..""
헌재 지방 이전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제시되고, 동시에 원내 입성을 앞둔 유력정당의 당론으로 채택된 건 이번이 처음.
실현 가능성이 아예 없지만은 않습니다.
일단 대법원과 달리, 법적으로 꼭 서울에 설치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란 관습헌법이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전주 이전이 위헌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은 낮습니다.
20년 전 노무현정부가 추진한 '수도 이전'에 급제동을 걸었던 게 실은 헌법재판소였지만, 당시 사법기관만큼은 어느 곳에 설치해도 상관 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은 겁니다.
공공기관 추가 유치가 절실한 전북자치도는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헌법재판소 전주 이전 공약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민선식 / 전북자치도 정책기획관]
"구체적인 논리 개발과 함께 이것(헌법재판소)를 어떻게 전북에 이전시켜야 할지 세부적인 이전 방법에 대한 투트랙으로 접근해서.."
법조계 큰 어른으로 손꼽는 가인 김병로 등 일명 '법조 3성'을 배출한 지역인 만큼, 일단 상징성은 갖췄다는 설명.
다만 현재 21대 국회에서 헌재를 광주로 옮기는 법률안이 이미 발의된 바 있어, 기관 이전을 놓고 지역간 힘 대결이 벌어질 여지는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