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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예쁘니 술 마시자".. 농협 조합장 성희롱 논란
2023-02-03 2576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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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읍의 한 농협 고위 간부가 동료 직원에게 수시로 막말을 해 대기 발령됐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 농협 조합장까지도 여직원의 외모를 평가하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았고, 문제가 제기되자 물밑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읍 황토현농협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있는 A 씨. 


지난해 7월 전 직원 회식이 있었는데 2차 술자리에서 조합장이 한 말에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A 씨는 얼굴이 예쁘니 3차 술자리에 같이 가자고 조합장이 말했다는 겁니다.  


[A 씨 / 피해 직원]

"조합장님께서 "예쁜 여직원들이랑 술 한 잔 더 하고 가야겠다"고 하시면서, 그 주변에 있는 직원 3명을 지목하셨고. 한 여직원한테는 "너는 못 생겼으니깐 빠져"라고."


이곳에서 18년째 일하고 있는 B 씨도 조합장에게 무리한 요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 직원 단합대회 저녁 식사 자리에서 조합장이 B 씨의 자리로 찾아와 단둘이 케이블카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B 씨 / 피해 직원]

"버스로 집으로 이동할 때에도 저한테 "단둘이 케이블카에 타고 싶다"고 말씀 하시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모 직원이 춤을 예쁘게 춘다며 자리에서 일으켜 세운 뒤 함께 춤을 추자고 했고,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며 퇴근 후 자녀를 간병 중인 직원을 술자리에 불러 훈계했다는 겁니다. 


조합장 김 모 씨는 취재진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전화로 사실이 아니라는 말만 전해왔습니다. 


[김00 / 정읍 황토현농협 조합장]

"전혀 그런 것 없어요. 내가 직원한테 케이블카를 같이타자는 이야기를 할 순 없잖아요. 둘이 같이 타자는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직원한테 얼굴이 미우니깐 집에 가라고 해요."


그러면서 측근을 통해 피해 직원과 접촉해 '오는 3월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문제 제기를 멈춰달라'며 회유를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이런 일을 최근에야 알게 된 해당 농협 조합원 대책위원회는 다음 주에 조합장의 성희롱 발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은명규 / 정읍 황토현농협 대책위원회]

"여직원들의 피해 상황과 갑질 상황이 나오니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합장의 성희롱성 발언으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농협 직원들은 조만간 노동당국에 진정을 접수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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