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새만금에 디즈니랜드를...", 정말 올까?
2022-05-04 6214
정태후기자
  zeegee2@hanmail.net

지난해 12월 민주당에 복당한 지 불과 4개월 여만에 전북 도지사 공천을 거머쥔 김관영 후보.


주요 공약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새만금에 디즈니랜드 유치'입니다.


수 십 년째 계발계획의 방향이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제시된 '새만금 디즈니랜드' 공약, 과연 가능할까요?


[전 세계에 몇 곳이 있나?]


1955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이자 최초의 디즈니랜드.


이후 1971년 올랜도에 두 번째 디즈니랜드가 개장하기까지 16년이 걸렸고, 미국 외 국가에 처음으로 디즈니랜드가 문을 연 곳은 일본 도쿄로 개장일은 1983년입니다.


이어서 1992년 파리, 2005년 홍콩에 이어 2016년, 전라북도 1년 예산과 맞먹는 6조 4천억 원이 투자된 상하이 디즈니랜드까지 전 세계에 단 6곳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평균 11년에 한 곳 정도로 확장된 것인데, 이 가운데 절반, 3곳이 도쿄와 상하이, 홍콩 등 동북아시아에 집중돼 있습니다. 


[한국에는 왜 없나?]


사실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에 대한 디즈니의 관심은 이미 1970년대부터 서서히 시작됐습니다.


일단 동아시아쪽의 인구규모가 어마어마한 데다 경제 성장률도 가파른 지역이다보니 디즈니측에서는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릴 시장이라고 판단한 때문입니다. 


더구나 1983년 반신반의로 시작된 도쿄 디즈니랜드가 일본의 경제 부흥기에 맞물려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디즈니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됐습니다.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뤄낸 우리나라도 디즈니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장본인은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사실상 동북아시아 마지막 디즈니랜드 후보지를 물색하던 디즈니는 서울과 중국 상하이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새로 들어선 디즈니 총수 밥 아이거의 소위 '중국몽(中國夢)'의 영향으로 결국 아시아 세 번째 타이틀은 상하이에게 돌아 갑니다.


[주로 어디로 들어오나?]


그나마 상하이와 경합이라도 할 수 있었던 요인은 국내 후보지가 바로 서울(과천)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통상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세계적인 테마파크들이 내세우는 공통적인 입지조건은 한 시간 거리에 최소 인구 5백만 명의 배후도시 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용인 에버랜드나 잠실 롯데월드 등 국내 대형 테마파크가 인구 2천만 명의 수도권에 입지한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전라북도 인구는 전주 65만, 익산과 군산 각각 30만으로 모두 백 80만 명에 불과합니다.


['디즈니랜드'?, 아니 '디즈니랜드 같은...']


김관영 후보의 공약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달리 굵은 글씨로 표시된 '디즈니랜드' 옆에 '같은'이라는 부가설명이 있습니다.


강조된 '디즈니랜드'가 아니라 '디즈니랜드 같은', 다시 말해 그냥 테마파크를 유치할 수도 있다는 것이겠죠.


아마 공인회계사와 행정고시, 사법고시 등 3 고시를 합격한 김관영 후보가 디즈니랜드의 입지조건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그러나 테마파크에는 정말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연간 입장객이 천 8백만 명에 달하는 도쿄 디즈니랜드도 있고, 6백6만 명이 찾는 에버랜드도 있는 반면, 회전목마 하나에 풍선 터트리기 등 몇 개의 노점이 가세해 테마파크를 자처하는 곳도 많습니다.


전북도내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2 지방선거 기후환경 전북 유권자 행동'도 "민주당 김관영 도지사 후보의 공약 대부분이 희망 고문이라 비판받았던 기존 새만금 사업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 공약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테마파크 사업은 정부 지원이 절대적이고 배후 도시 조건과 환경도 변수"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김관영 후보가 내세운 대표 공약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