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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종자원 볍씨 300톤에 곰팡이".. 봄 영농 비상
2024-02-14 14331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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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만간 봄이 찾아오면 농민들이 모내기로 바빠질텐데, 올 농사에 큰 장애물이 등장했습니다. 


농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정부가 수매해 보관하던 볍씨에 곰팡이균이 대거 확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겁니다. 


잠정 피해규모가 무려 300톤, 일단 곡창지대인 전북에 뿌릴 볍씨의 10% 이상이 이런 상황에 놓여 있어 쌀 수급에도 파장이 우려됩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익산에 위치한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입니다.


호남평야 곡창지대에 뿌려질 벼와 보리, 콩 등 주요 작물 종자를 농민들에게 보급하는 국가 핵심 시설,


그런데 씨앗 창고에 보관 중이던 볍씨에서 원인 모를 균이 발견되면서 종자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립종자원 전북지원 관계자]

"(종자는) 살아있는 거잖아요? 어떤 사유인지는 모르겠어요. 하도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년하고 (비교해) 문제가 있지 않겠나 하는.. 이게 하다보면 느낌이 오는 게 있어요. 이건 뭐라고 설명을 못 드리고.."


[조수영 기자]

"지난주 전북의 14개 시군 농정 담당부서에 뿌려진 공문입니다. 국립종자원이 올해 상당량의 볍씨 공급에 차질을 빚을 거라며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신동진 종자 일부 물량에서 품위저하가 발생했다"는 설명, 지금까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볍씨 물량만 자그마치 306톤, 


국립종자원이 원인으로 지목한 건 "진균", 쉬운 말로 풀이하면 이렇습니다.


[정남진 교수 / 전북대학교 작물생명과학과(종자 생리 분야)]

"우리가 아는 '곰팡이'를 이야기 하는 거고요. 종자가 완전히 말라 있는 상태에는 이런 진균이 발생하기는 어렵거든요."


올해 전북에 공급 계획인 2천2백여 톤 가운데 13%가량이 타격을 입게 된 상황,


1헥타르에 들어가는 씨앗의 무게가 43kg인 점을 감안하면, 곰팡이 피해로 볍씨를 구하지 못하게 된 농경지의 면적은 대략 7,116ha, 


익산시 논 면적의 40%가 넘고, 여의도 땅 8개를 합친 면적보다 넓습니다.


국립종자원이 곰팡이 문제를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은 그런데 지난해 12월,


두 달이 다 되도록 균이 퍼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두 차례 검사만 반복한 데 이어 지금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검사에만 주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인지하고 최대한 살려보려고 노력했다지만, 정작 씨앗을 받아가야 하는 농민들의 한 해 농사 계획은 나 몰라라인 겁니다.


[국립종자원 전북지원 관계자]

"지자체하고 충분히 협의하고 지자체 쪽에서 민원 대응이 어려우니까 사전에 좀.. 물량을 확정해서 내려보내달라고 해서 보낸 거고요."


국립종자원은 균이 확산된 품종을 대신할 다른 품종의 볍씨를 보유하고 있어 파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


하지만 대체품종 모두 인기가 없거나 시장에서 검증이 안 된 신품종이어서 쌀 수급에 대한 불안과 농민 반발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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