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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고형연료 소각로".. 주민들 결국 집회 나서
2024-09-25 2482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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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팔복동의 한 제지업체가 고형연료 사용 시설을 짓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오는 11월 준공을 앞두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착공 사실조차 몰랐다며, 천일제지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3일간 집회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폐비닐을 주로 취급하는 고형연료(SRF) 사용 시설 허가를 추진 중인 전주의 천일제지. 


오는 11월에 준공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업체 측을 성토했습니다.


참석자 대부분은 건축 허가가 수리된 사실조차 몰랐다며 목청을 높입니다. 


[김수현]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등이 배출될 수도 있는데 무조건 '믿어라 모니터링을 하겠다' 이렇게 무의미한 말만 하는 게 시민으로서 굉장히 화가 나고.."


반경 1km 이내에 살아 설명회에 참석했던 이들은 이미 절차가 진행됐다는 말에 뭔지도 모르고 서명을 했다며 뒤늦게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최영순]

"이미 허가가 났으니까 아줌마들이 만약에 반대를 하면 아줌마들은 보상도 못 받는다. 보상을 받으려면 사인해라(라고 했어요.)"


천일제지 측은 주민들의 걱정은 이해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려하는 폐타이어와 폐자재는 소각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95% 이상 폐비닐을 사용한다는 건데, 종이를 생산하는 열원 용도로만 쓴다는 계획입니다.


다이옥신과 먼지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법적 기준치보다 낮은 목표 유지 농도를 설정했고, 예측 오염물질 배출농도는 더 낮을 것이라는 해명입니다.


[박소민 / 천일제지 구매부장]

"아파트라든지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그런 생활용 폐기물 여러 가지가 섞여있죠. 폐기물로 버려지는 것들을 저희 회사가 고형 연료를 사용함으로 인해가지고 자원으로 순환하는 겁니다."


고형연료 사용 시설을 둘러싼 이런 갈등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측면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돼 있지만, 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소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나올 수밖에 없어 환경부 배출허용기준을 지킨다 할지라도 건강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팽배합니다. 


[양원호 / 한국환경보건학회 학회장]

"아주 심하게는 거기서 나오는 유해 물질이 10km까지 퍼져나갈 수도 있고, 그래서 기업체에서 말하는 배출 기준을 맞춰서 그 이하로 배출시킨다고 그래서 안전하다는 거는 장담 못 합니다."


고형연료 사용 시설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진 곳부터 안전한지에 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 전주시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고지 조례는 시설 반경 1km 이내의 시민들을 대상으로만 사전 고지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전주시가 주민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건축 허가를 한차례 반려했지만, 행정심판이 천일제지 손을 들어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반대 주민들의 주거지가 1km 이상 떨어져 있고, 주민과 주변 환경에 미칠 위해가 구체적이지 않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주연 기자]

"천일제지가 지난 20일에 제출한 사용허가 신청서는 전주시가 다음 달 중순쯤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주민들은 반대 집회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어서 갈등은 격화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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