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드론축구 생태계..터져나온 파열음
지난 2016년 전주에서 시작된 드론축구 산업은 그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ICT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스포츠'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전주시 주력산업이라는 별칭이 붙으며 몸집을 키워왔던 겁니다.
그러나 국비와 시비 도합 2백억 원이 투입된 낯선 산업을 둘러싸고 어느 순간부터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드론축구협회와 오랜 시간 일해 온 한 공연대행사 관계자가 협회 사무국장의 개인 통장으로 수익금을 입금해 왔다는 폭로입니다.
전주MBC 보도로 문제가 불거진 다음날, 전주시는 곧바로 협회에 대한 전면 점검에 들어간다며 문제 진화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취재진은 전주시가 지난 6월 25일부터 3주간 진행한 '대한드론축구협회 지원사업 점검결과 보고 자료'를 입수해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 "부적정한 회계 업무"..137건 적발
전주시는 보도가 나간 지 이틀 뒤인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대한드론축구협회를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글로벌 드론축구 육성사업' 명목으로 지급된 10억 7천만 원이 제대로 집행됐는지 여부를 살핀 겁니다.
약 3주간의 점검 결과, 부적정한 보조금 회계 처리 사례로 적발된 건이 137건, 허술한 회계 처리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증빙자료가 필요한 비교견적이나 물품검수조서, 세금계산서 등의 항목에서 관련 자료를 첨부하지 않은 경우가 89건을 차지했습니다.
또, 물품 구입이나 임차비 등 총 지출액이 2백만 원을 초과할 시 표준계약서를 첨부해야 하지만 아예 작성하지 않은 경우 역시 48건이었습니다.
당시 이런 점검 결과를 접한 한 시의원은 '회계 사고'라며 질타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 '보여주기식'이었나?..주의·권고가 대부분
총 137건의 부적정 처리가 적발된 대한드론축구협회에 대한 점검.
전주시는 '회계 업무 처리가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놓고 6가지 항목에 대한 조치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지출 증빙자료 미첨부와 표준계약서 미작성, 비용 집행 및 수당 부적정 지급 등 보조금과 관련된 회계 처리와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계도와 주의, 권고로 강제력이 전혀 없는 말뿐인 조치에 그쳤고, 제재부담금 또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며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점검에 나서기 전에는 필요할 경우 고발까지 검토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던 전주시 관계자들의 태도는 타이르는 수준으로 서서히 바뀌었습니다.
전주시가 일시적인 논란 진화를 위해 시민들의 눈을 가리기 위한 보여주기식 점검을 진행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