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정식 계약 없이 예산을 집행하고, 증빙 없이 현금을 지급해 논란이 됐던 서예비엔날레조직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보조금 현금지급을 금지하는 규정을 어기고, 수년째 초청 작가 항공료를 현금으로 지급한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항공료 명목의 지급의 증빙으로 행사 사진을 집어 넣는 등 주먹구구식 행정 처리가 또 한번 확인됐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에 열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나흘간 20여 명의 해외 작가를 초청했습니다.
그런데 항공료 명목으로 예산 1,700여 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해 논란이 됐습니다.
전북도가 뒤늦게 점검에 나섰고, 규정 위반뿐 아니라 현금 지급에 대한 증빙이 누락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 관계자(음성변조)]
"보딩 패스가 두 명 누락됐다는데 그거 말고는 크게 없습니다."
증빙 누락 2건 외에도 손글씨로 작성된 항공권 영수증이 나오는가 하면, 언제 현금이 지급됐는지, 수령증엔 날짜도 적혀있지 않습니다.
지자체 보조금 관리 지침 상 원칙적으로 현금 지급은 금지돼 있습니다.
카드 사용만 가능한데 증빙마저도 미흡했던 겁니다.
[전북도 관계자(음성변조)]
"보조금 카드 사용이 원칙인데 이제 불가피한 경우는 좀 예외 사항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러나 카드 사용이 불가피한 예외의 경우로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없거나, 마그네틱이 손상되는 등 부득이한 상황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카드 사용이 불가피할 경우 계좌 이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제12회 비엔날레에서도 역시나 현금 590여만 원이 예산에서 지출됐습니다.
초청 작가 항공료와 학술대회 발표 사례, 버스비 명목이었는데 사례비를 제외하곤 현금을 지급할 수 없지만, 현금 지급을 남발한 겁니다.
[박혜진 기자]
"전시에 참석한 초청작가들에게 지급됐다는 항공료 증빙자료 일체를 살펴 봤습니다. 항공료가 얼마나 지급됐는지 수기 작성된 수령증만 있을 뿐 어떠한 증빙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북도 관계자(음성변조)]
"찾아보라고 했는데 그 자료를 못 찾았어요."
몇몇은 대회 당시 사진이 항공료 영수증으로 첨부돼 있습니다.
이티켓이나 탑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보딩패스가 첨부된 경우는 전체 14건 가운데 고작 1건에 불과합니다.
전북도는 당시 보조금 점검에 나섰는데도 이런 규정 위반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도의회는 전북도가 보조금 현금 지급 금지 원칙을 모를리 없는데도 여러 해 동안 눈감아 준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이수진 / 전북자치도의원]
"겉핥기 (점검)를 넘어 의도적 봐주기라는 의혹까지도 생깁니다. 김관영 지사는 눈 감지 말고 손 놓지 말고 적폐 청산해야 합니다."
현금 지급을 묵인하던 전북도는 논란이 거세지자 뒤늦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의 보조금 현금 지급을 금지시켰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