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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20억 들여 키운 드론축구.. "성과분석 없어요"
2024-08-22 950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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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7년 개발된 드론축구는 그동안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주로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타 전주시도 지난 7년간 백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지역 산업 부흥을 꿰하려는 시도에 나섰는데요. 


실제 경제적 효과를 집계한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데다, 산업기반 역시 지역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아 낙수효과 체감도 쉽지 않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름방학 기간이지만 교실에서는 드론축구공이 날아다닙니다. 


지난 3월부터 드론축구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초등학생들이 다가올 대회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김서은 / 김제초등학교 6학년]

"놀랐어요. 드론을 가지고 축구공을 만들어서 드론축구를 할 수 있다는게 새로웠고 신기했어요."


현재 드론축구협회가 밝힌 국내 드론축구단은 2천3백여 개, 


하지만 이처럼 방과후 수업을 통해 꾸려진 동아리 수준의 학생들이 전체의 75%를 차지합니다. 


[드론축구협회 관계자]

"선수라기보다 학교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회를 참여하게 되면 선수단으로 집계를 하고."


전주시가 드론축구공이 개발된 지난 2016년부터 7년간 관련 사업에 투입한 시 예산은 120억 원 가량. 


드론축구 인구 확대를 통해 드론축구 관련 산업을 부흥시키겠다며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입니다. 


[이기섭 / 전주시 주력산업과장]

"드론축구공이랑 매출이 더 늘어남으로써 이제 일자리가 더 생긴다고 보면 되죠. 지역 경제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미 백 20억이 투입된 현재까지의 성과는 과연 어떨까?


취재팀이 전주시에 그동안의 성과 분석 자료를 요청했지만 '그런 자료는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경제적 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분석 대신 '드론산업 진흥을 위해 전문기관과 협력한다'는 취지의 관련 조례 속 포괄적 항목에 근거해 지원을 이어온 겁니다. 


자체 월드컵을 치를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보급됐다는 드론축구의 관련 산업 현황을 분석해 봤습니다.


지난 1월 미국 CES 가전박람회에서 출시한 주력 양산품인 유소년용 드론축구공 '스카이킥 에보'.


시중 가격은 13만원 안팎입니다.


[정자형 기자]

"축구공 모양의 가드가 기체를 감싸고 있는데요. 메인보드와 배터리로 구성된 기체 주위로는 날개 역할을 하는 프로펠러와 LED 장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이뤄졌음에도 핵심부품인 모터 전기장치와 배터리 등은 중국산입니다.


메인보드는 전주시와 전북자치도가 출자한 캠틱종합기술원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드론축구공 업체 관계자]

"(메인보드는) 캠틱종합기술원 거기에서 개발해가지고 메인보드도 아예 거기 국내시설에서 찍어버리거든요. 배터리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찍어서 가져오고."


메인보드와 함께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축구공 모양의 가드는 어떨까? 


협회는 폴리케톤 소재를 사용해 충격에 강한데다 5슬라이드라는 복잡한 금형을 통해 제작해 튼튼한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플라스틱의 일종이라는 얘긴데, 상부와 하부의 반구체를 합쳐도 시중 가격이 채 만 원도 되지 않습니다.


결국 상당수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일부 국내 생산 부품과 섞어 조립하는 구조인데 이렇듯 모든 공정을 다 해도 현재 드론축구공 생산에 참여하는 업체는 불과 8곳.


이 마저도 절반은 전주가 아닌 타지역에 소재해 있습니다. 


전주시는 지난 8년간 드론축구공 누적 판매액이 135억 원, 한 해 평균 17억 원꼴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공정으로 과연 얼마만큼 지역내 부가가치가 창출됐는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전주시는 '드론축구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까지 경제효과 550억 원, 일자리 창출 천 여 명 등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기섭 / 전주시 주력산업과장]

"체류형 관광으로 바뀌게 되겠다. 적어도 1박 정도는, 2박 3일 중에서 1박 정도는 전주에서 머물면서 돈을 쓰고 가지 않을까."


안정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을 돕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라던 전주시. 


그간 수백억 원의 세금을 부었지만 정작 시민들이 느끼는 '드론축구의 도시 전주'의 효능감은 무엇인지도 되돌아볼 때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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