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한쪽은 폐교, 한쪽은 과밀".. 혼란한 학교 현장
2023-12-24 2699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선명한 화질 : 상단 클릭 > 품질 720p 선택]

◀앵커▶

농촌도 아닌 전주의 중학교에서도 한 해 신입생이 6명에 그칠 정도로 인구 절벽의 징후가 뚜렷하다는 사실,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너무 많은 학생, 과밀한 학급의 문제도 여전합니다. 


폐교 위기의 바로 옆에 있는 학교는 학생 수가 3배, 4배에 달해 불균형이 심각하기 때문인데요. 


도시 내 같은 학군에서조차도 학생들이 특정 학교에 몰리고 조정되지 않는 문제점, 이주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중학교, 전체 학생 수가 700명에 달하고 과밀 학급이 적지 않습니다. 


학교 시설은 한정돼 있는데 많은 학생들이 이용해야 하다 보니 급식을 먹거나, 체육시설을 이용할 때에도 불편함이 있습니다.


교실 내에서 학생들끼리 부딪히는 일이 잦아 학교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쉽고, 교사 역시도 교실 전체에 대한 통제력이 약해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00중학교(과밀학급) 관계자]

"여러가지로 아이들한테 혜택을 줄 수가 없는 거죠. 과밀 학급이어서 아이들 케어가 어렵다는 거죠. 담임 선생님 한 분이 이 아이들을 30명가량을 케어하기에는 역부족인.."


하지만 이 학교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는 학생 수가 적어 통폐합 위기에 처한 중학교가 있습니다. 


많아서 불편한 학교와 적어서 폐교 위기에 처했던 학교가 붙어 있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

"전교생 800명이 넘는 이 학교는 학급 당 학생 수가 많아 과밀 학급으로 분류됩니다. 한쪽은 통폐합 위기, 한쪽은 과밀 학급 위기를 겪고 있는 겁니다."


현재 전주시 과밀 학급 기준은 한 반당 28명 이상.


전체 41곳 학교의 절반 가까운 17곳 학교가 과밀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의무교육인데도 불구하고 특정 학교 쏠림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학교를 두고, 학교의 평판 등을 따져 멀리 떨어져 있는 학교를 1지망으로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A중학교 3학년]

"(B중학교 근처에 사세요?) 네. (B중학교를 안 넣은 이유가 있나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교육청의 중학교 배정 원칙은 일단 '근거리'이지만, 1지망과 2지망, 3지망을 거치면 100% 가까운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학교라는 공공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학생은 학생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힘든 상황, 


게다가 지속적으로 3지망 안에 들지 못하는 학교는 폐교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어 학교 간 균형과 배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00중학교 관계자]

"어느 정도 교육청에서 학급 수를 좀 일괄적으로 정해놓고 거기서 희망으로 돌리면 낫지 않을까. 전주는 근데 너무 희망으로 해버리니까 문제예요."


교육청은 희망학교 배정률이 낮아지면 학부모의 민원이 쏟아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갈수록 가팔라지는 학생 수 감소에 결국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거라며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조광필 / 전주교육지청 배정팀장]

"우선 지금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는데 이 부분이 사실 우려가 되고 있어요. 원도심 학교의 경우에는 학생 수 감소로 학급수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인구 감소의 위기 속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도 시급한 과제이지만, 과밀 학급 해소 문제도 여전한 숙제여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