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떠밀려온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부표. 노끈과 밧줄에 뒤엉켜 있는 폐그물. 서해안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되는 모습입니다.
육지에서 발견되는 것만 이 정도인데, 실제 바닷속은 어떨까요?
무분별한 어업으로, 머지않아 자원 고갈까지 예상되고 있는 바다 생태계의 실상을 육지로 끌어올려 형상화한 ‘해양쓰레기’ 설치미술 현장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입구는 있으나 출구는 없는 촘촘한 망의 통발이 환경 훼손의 시작을 알립니다.
풍부한 자원을 빨아들이는 것은 쉬우나 통발의 끝에 갇히면 활로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을 상징하는 작품, ‘바다의 관문’입니다.
천편일률의 굴 양식 판은 아파트와 건물에 갇힌 인간 세계의 답답함과 삭막함이 바닷속에도 그대로 재현돼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양식에 사용되고 버려진 다양한 크기와 색의 플라스틱 부표에는 눈이 달려, 방치된 문제를 직시할 것을 조용히 경고합니다.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일용할 양식’은 생선이 식탁에 오르는 과정 속 감춰진 환경 오염의 진실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서동효 / ‘일용한 양식’ 기획전시 디렉터]
"저도 도시에서 살다가 바다로 이주를 해서 살게 됐는데, 바다에서 일어나는 바다가 오염되는 모습들을 눈으로 직접 보여줄 수 있으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다에 버리는 것’이 더 경제적이란 이유로 망망대해를 휘집고 다니는 4만 5000톤의 폐그물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도 갉아먹고 있습니다.
[목서윤]
"접시 위에 플라스틱 카드가 놓여 있습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로 매주 카드 한 장 양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용 후 방치된 부표만 우리나라 인구수에 달하며, 재활용 등 ‘제대로’ 처리되는 폐그물의 양이 단 3%에 그친다는 작가의 설명에 관객들의 표정이 진지합니다.
[김민재 / 관람객]
"먼 태평양의 쓰레기 섬, GPGP와 같은 쓰레기 문제들을 멀게만 생각을 했었고 아, 이게 우리 주변의 문제구나.."
전시장의 마지막 작품, ‘새로운 어부’.
바다를 오염시킨 주범인 폐그물을 플로깅 가방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쓸모를 제시합니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채워준 바다를 다시 찾아 직접 정화 활동까지 책임지는 어업의 새 비전을 표현했습니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바다를 살리기 위한 개인의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이번 전시는 11월 초까지 계속됩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사진 제공 스몰액션
영상 취재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