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총리, 장관의 모순된 해명에 이어 정부의 공식 서류에서도 새만금 SOC 예산 삭감의 모순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산은 무려 78%를 잘라냈지만, 여전히 시급한 추진이 필요한 연차 사업으로 분류돼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 건데요,
잼버리 실패의 책임을 묻기 위한 분풀이식 삭감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성과계획서입니다.
내년도 부처별 예산안과 예산 편성의 목적, 실행계획 등이 담긴 이른바 '예산사용 설명서'에 해당합니다.
대폭 삭감으로 논란이 제기된 새만금 SOC예산에 대한 설명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먼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내년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던 새만금 국제공항,
'항공수요에 대응하고 공항 건설을 적기에 추진하기 위해 연차별 사업비를 편성했다',
내년도 하반기 착공을 착공을 염두에 두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공사비를 편성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편성된 예산은 66억 원, 계획과 달리 공사비가 전액 삭감된 겁니다.
[임상규 / 전라북도 행정부지사(지난달 29일)]
"공사비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공사가) 좀.. 어렵습니다."
새만금 신항 역시 계획과 최종 정부 예산안의 온도차가 극심합니다.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추진한다는 계획,
그런데 반영된 예산은 438억여 원에 불과합니다.
당초 전라북도과 해수부가 협의한 1677억 원에서 4분의 1토막이 났는데 예산을 왜 깎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새만금신항 인입철도'는 이미 추진중인 사업으로 내년에도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설명되어 있지만 최종 예산안에 단 한푼도 반영돼 있지 않아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기획재정부 심의가 전부 끝나서 정부(예산)안이 나오는 거죠."
전체 나라 살림을 짜는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최종 심의하고 수립하는 과정에서 대폭 깎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
급조한 예산안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새만금 SOC 예산을, 정부에서는 문제예산으로 보고 있는 건가요?) 아뇨. 그런 거는.. 그런 거는 전혀 아니고요."
결국 실패한 잼버리 책임을 새만금 SOC 예산 삭감으로 따져묻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겁니다.
[김윤덕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갑작스럽게 예산을 삭감하면서 성과계획서는 미처 수정하지 못한 거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급작스럽게 잼버리에 대한 보복으로 삭감했다는 증거가 되는 거죠."
정부는 잼버리 때문에 새만금 SOC예산을 깎은 게 아니고, 전라북도가 요청한 사업 예산을 잘 반영했다는 입장,
하지만 과거 기재부의 최종 심의단계에서 예산이 뭉텅이로 깎인 전례 또한 거의 없어 감정적 예산삭감이란 의혹은 짙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유철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