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국내 3대 갯벌 중 하나로 바지락과 생합뿐 아니라 흰발농게 등 멸종위기종까지 넘치던 곳.
바닷물이 막히기 전 부안 해창갯벌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더이상 갯벌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지지부진하던 갯벌 매립은 잼버리 유치로 속도가 붙어 해창갯벌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요,
농지기금 전용 등 꼼수로 진행한 매립이 '파국의 잼버리'로 치달으면서 이 땅의 과거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습니다.
◀리포트▶
지구촌 4만여 청소년이 모여든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장,
야영장 한편 자투리 땅에 장승이 다시 세워집니다.
20년 전 간척사업이 갯벌의 생명을 앗은데 대한 사죄의 뜻으로 서울까지 삼보일배가 시작된 곳.
환경 운동의 성지인 해창 장승벌에서 잼버리 개최로 가속화된 희생을 기억하는 행사가 열린 겁니다.
[문정현 / 신부]
"우리 사람이 항상 지킬 수가 없잖아요. 나 대신 그래도 상징적인 존재(장승)가, 이 살아있던 갯벌에서 지키고 있다.."
[목서윤]
"장승이 세워진 이곳 바로 뒤가 문제의 잼버리 야영지입니다. 여전히 곳곳에 염생식물을 찾아볼 수 있는 이곳은 10여 년 전만해도 갯벌이었는데요. 잼버리 부지로 결정되면서, 3년 전 매립이 이뤄졌습니다."
갯벌을 매립한 새만금 세계 잼버리 부지는 대회 개최 전부터 우려가 컸습니다.
비가 빠지지 않아 애초 야영에 부적합했던 것,
조속한 개발을 강행하기 위해 갯벌의 생태를 무시한 결과라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정현 /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농지라고 하는 문제가 있었을 때 다른 부지를 검토했어야 되는 거거든요. 결국은 새만금 매립 속도전을 위해서 정치인들의 한탕주의가 불러온 파국이다.."
우리나라 갯벌은 1,300만 톤의 탄소 저장고로,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세계적인 위상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개발 이익보다 높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
하지만 매립이 진행 중인 새만금 갯벌은 48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죽음의 땅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권봉오 / 군산대학교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
"(매립을 하면) 기존에 갯벌이 갖고 있던 수질 정화 능력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오히려 온실가스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일으키거든요. 생태계 가치가 완전히 사라지는 거니까."
이제 새만금 지역에 남은 갯벌은 단 한 곳, 수라갯벌.
저어새 등 40여 멸종위기종의 보금자리이지만, 잼버리 유치와 함께 국제공항이 속도를 내면서 마지막 갯벌마저 위태로운 처지입니다.
결국 파국을 맞은 새만금 세계잼버리,
갯벌을 제대로 활용하는 길이 무분별한 훼손과 개발이었는지, 씁쓸함만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김명이 / 대전시 유성구]
"(새만금은) 착잡함과 쓸쓸함이 있고요. 그러면,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는 어떤 걸 해야 될까. 이런 생각들이 들어요."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제공: 다큐멘터리 3, 다큐멘터리 영화 수라
그래픽: 문현철
영상취재: 김관중